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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여행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작은 볼거리 – 고양 백석동 흰돌과 도당제

by 초록배 2012. 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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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대 초.

 

수도권 5대 신도시 중 하나였던 일산 신도시가 한창 건설될 무렵만 해도,

 

고양 원당 능곡 행신 일대는 논밭이 대부분인 전원마을이었습니다.

 

어느날 논 한가운데 세워진 전철역이 대곡역 이었고 화정역이었습니다.

 

서울에서 고양, 금촌, 파주 가는 길은 굽이굽이 돌아가는 길.

 

곳곳에 검문소도 어찌나 많던지...

 

상전벽해라는 말이 있죠.

 

옛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들이야 알겠지만,

 

신도시 건설 이후 일산을 찾은 사람, 일산에 살게 된 사람들은,

그 때의 일이 그저 전설(?) 속의 이야기로만 느껴질 것입니다.

 

고양시에는 백석동이란 마을이 있습니다.

 

백석(白石).

 

말 그대로 흰돌이죠.

 

그 백석과 관련된 토속신앙을 엿볼 수 있는 곳이 지금의 일산 어린이교통공원 근처,
고양 백석체육센터 옆쪽에 있습니다.

 

그냥 지나치기 쉬운 곳.

 

백석동에서 곡산역으로 이어지는 경의로 한쪽에, 백석동의 유래와 도당제에 대한 사연을 간직한 곳이 있습니다.

 

입구에는 이렇게 유래문이 서 있습니다.

 

전문(全文)을 옮겨 봅니다.

 

백석동의 흰돌과 도당제

 

백석동은 고양시의 서쪽에 자리한 마을로 1990년대 초 일산신도시가 개발되기 전 고양시의 대표적인 농촌마을이었다.

백석동에는 방터골(방기), 샘푸리(천정), 알미(난산), 백석(흰돌,핸둘), 백신(섬말다리)의 자연촌락 마을이 있었다.

마을의 동쪽으로는 경의선(철로)이 지나고, 서쪽으로는 일명 용채이벌판이라 불리는 넓은 들판이 있어, 일산쌀로 유명한 고양시 최고의 곡창지대 마을이었다.

자연에 크게 의존하여 살던 주민들은 봄과 가을이 되면 마을의 발전과 안녕을 기원하였고, 풍년 염원, 질병 예방을 빌었다.

제(祭)를 올리는 흰돌, 백석(白石)은 이곳 인근에서 쉽게 볼 수 없는 깨끗하고 유난히 흰돌로, 마을 사람들은 이 돌을 소중히 여기며 마을의 자랑으로 삼았다.

제는 먼저 좋은 날을 정하고, 제를 주관하게 될 당주를 선정하는 일로 시작하였다.

여기에 사용되는 비용은 마을 사람들이 스스로 형편에 따라 쌀과 돈으로 내며 경건한 마음으로 제(祭)가 잘 치루어지면 제사 음식은 똑같이 분배하여 마을의 잔치를 벌이기도 하였다.

조선조 영조년간(1755)에 발간된 고양군지에는 이곳 백석동에 모두 114호(집)가 있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당시에도 백석이란 명칭을 사용한 것으로 보아 이 흰돌이 영조년간 이전부터 있던 것을 확인해 볼 수 있다. 또한 이 백석동 일대는 5일과 10일에 서는 5일장인 백석장이 서기도 하여 한 때 한강을 이용해 크게 번성하기도 하였다.

일산신도시의 개발로 인하여 이곳에 살던 많은 주민들은 다른 곳으로 이주하고, 산과 마을의 모습은 크게 바뀌었지만, 여러 주민들의 노력으로 흰돌은 본래의 모습으로 남게 되었다.

그리고 오랜기간 유지되어 온 도당제(都堂祭)는 새롭게 이주하여 온 마을 주민들 가정의 행복과 마을 안녕 등을 기리기 위해 3년에 한번씩 음력 3월 상달에 지내고 있다.

또한 이 흰돌은 신도시 개발과정에서 남겨진 문화유산과 백석동 지명유래의 근거로 보전하며, 도당제는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대동제의 의미에서 중요하게 여겨 후대에 길이 전하기 위해 공원으로 정비하고 이 안내문을 건립하게 되었다.

 

 

우리 전통 민속 문화의 일면을 엿볼 수 있는 곳이네요.

 

입구에서 본 백석, 즉 흰돌 제단입니다.

 

좀 더 다가가서 보면, 정말(!) 흰돌이 단 위에 놓여 있답니다.

 

정말 크죠?

 

먼 발치에서 봤을 때 하나인 줄 알았는데,

큰 흰돌이 몇 개 더 있었습니다. :-) 

 

백석동 큰길 버스중앙차로 정류장에서 이곳까지는,

횡단보도 건너는 시간까지 계산하면 대략 10분 전후입니다.

 

애써 찾아가기 어려울 수도 있겠습니다만,

 

우리 풍속, 토속신앙, 전통문화, 생활사에 관심있는 분이라면 쉬엄쉬엄 둘러 볼 만한 곳이기에 한 번 소개해 드립니다.

 

아파트와 오피스텔이 빼곡하게 들어찬 지금의 백석동이지만,

 

그리 크지 않은 유물이 남아 있는 곳이지만,

 

이렇게 옛 이야기를 읽어 보면서 색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로, 도당제 혹은 도당굿이란 마을 사람들이 도당에 모여 그 마을을 수호하는 (토속)신에게 마을의 안녕과 복을 기원하는 제례의식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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