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박물관 미술관

[경기도 안산] 크로스 장르전 "공간을 열다" - 2013 경기도미술관 마지막 기획전

by 초록배 2014. 1. 11.
반응형

경기도 안산 화랑유원지 내에 위치한 경기도미술관에서는

 

2013년 11월 21일부터 2014년 3월 30일까지,

 

“공간을 열다”라는 크로스 장르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경기도미술관 공식 홈페이지

 

크로스 장르전이란 건축, 조각, 사진, 조형, 매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함께 전시하는 기획전입니다.
크로스 장르전 공간을 열다

 

2층 전시실에 대부분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데, 실외 전시물도 몇 가지 있습니다.

 

2층으로 연결되는 1층 매표소 옆 계단은 무지개색으로 꾸며 놓았는데, 박미나 작가의 HS100 이란 작품입니다.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실내용 시트(벽지처럼 붙여서 쓰는 색상지 혹은 필름)를 계단 옆면에 붙여 놓은 건데요.

 

색상지를 붙인 것 뿐인데 밋밋한 회색 계단은 놀라운 시각적 자극을 주며 우리의 주의를 끕니다.^^
박미나 작 - HS100

 

평범해 보이거나 공학적으로 계산된 “공간”이라는 대상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자 하는 바램에서 이번 전시를 열게 되었다고 하네요.
전시 안내

 

전시실 들어가기 전부터 전시의 기획 의도가 제대로 전달되는 듯 합니다.^^

 

출입문으로 들어가기전 이상한 판지가 곳곳에 자리잡고 있는 게 보이는데요.

 

박정선 작가의 “혼자서기, 자립, 스스로서기”라는 작품의 일부입니다.
박정선 작 - 혼자 서기, 자립, 스스로 서기 중 일부

 

모퉁이를 돌면 거대한, 그리고 복잡한 구조물이 두 눈 가득 들어옵니다.

 

이대송 작가의 “디에스엘 컴포넌트”.
이대송 작 - 디에스엘 컴포넌트

 

도대체 무엇을 형상화 한 것을까요? ^^;

다이아몬드? 망태버섯? 선인장???

 

작가는 자연 고유의 모습을 그대로 형상화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뱀이나 애벌레같은 생물들은 실제 모습이 사람에게 혐오감을 줍니다.

그런 것들을 예술작품으로 만들면 대상을 예쁘게 꾸미게 되는데, 작가의 주관이 들어가게 되지요. 그게 관람객에게는 어색할 수 있습니다.

 

시작부터 심상치 않죠? ^^

 

이대송 작가의 작품은 전시실 입구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드디어 안으로 들어가면, 높고 좁은 벽에 거대한 X자 모양의 선이 보입니다.

 

박여주 작가의  ”원 큐피클 온 월”이란 작품으로, 서로 마주보고 두 가지 작품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이 공간은 보통 비어있는 경우가 많지요.

 

허나 선과 면에 작은 변화를 주니, 사람들은 저게 도대체 무엇인가 주목하게 됩니다.

 

작가는 공사가 끝난 건물 유리창에 파손 방지를 위해 테이프 같은 것으로 X자 표시를 하는 것에 착안하여 이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투명한 유리는 공간을 구분하는 칸막이로써의 존재감을 잃기 쉽습니다.

사람들은 빈 공간인줄 알고 들어가려다가 유리창에 부딪혀 다치기도 하지요.

 

표시를 하면 주의하고 조심하게 됩니다. 표시 하나 한 것 뿐인데 대상에 대한, 공간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는 거지요.
박여주 작 - 원 큐피클 온 월

 

다음에 보는 “더 큐브”도 박여주 작가의 작품입니다.

 

정사각형 세 면을 벽처럼 막아 놓고 보는 위치, 사람이 자리잡는 위치에 따라 공간이 어떻게 변화되고 재구성되는지를 체험할 수 있게 만들어 놨습니다. 신발을 벗고 직접 들어가 볼 수 있답니다.
박여주 작 - 더 큐브

 

이어지는 작품은 장성은 작가의 사진들.

공간에 사람(혹은 생물)이 있어서 그 공간은 비로소 장소가 된다는군요.

사람의 몸을 통해 공간의 크기를 측정하는 장면이랍니다.
장성은 작 - 골목

 

처음보면 누구나 “뭐지?” 이런 생각이 들게 하는 이 작품은 박대성 작가의 “배꼽”.

 

거대한 벽면 한쪽에(정중앙이 아닙니다!) 제법 큰 배꼽이 붙어 있습니다.

 

우리 몸에서 배꼽이 어느 정도 크기인지 아시죠? ^^

작가는 벽면에 커다란 배꼽을 붙여 놓고, 그 배꼽 크기에 비례하여 사람 몸이 얼마나 클지 상상해 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박대성 작 - 배꼽

 

맞은 편에는 같은 작가의 “빛이 사방에 미치는 문”이란 작품이 디귿(ㄷ)자 형태로 걸려 있습니다.

 

실제 우리 눈에 보이는 빙산은 물 속에 잠긴 부분에 비하면 극히 일부라는 사진 광고 보신 적 있지요?

비슷한 개념의 작품입니다.

가운데 건물은 광화문인데, 우리가 볼 수 있는 부분은 접근이 가능한 곳 뿐이지요.

나머지 부분을 입체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박대성 작 - 빛이 사방에 미치는 문

 

다음 작품은, 사실 여기는 체험장인줄 알았네요.

 

체험장이기도 하고 거대한 작품이기도 하답니다.

 

박정현 작 – “더 브리지”.
박정현 작 - 더 브리지

 

가만 살펴보면 책상도 있고, 거실도 있고, 침실도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보는 반듯반듯한 모양이 아니라 불규칙한 기울기를 가지고 있어서 불안한 느낌을 줍니다.

허나 그 불규칙한 공간 사이사이에는 원래의 목적에 맞게 대상이 놓여 있고, 그것을 이용하고 활용하는데 불편함이 없습니다.
박정현 작 - 더 브리지 일부

 

더 브리지에서 마지막 전시공간으로 들어가는 통로는, 얼핏보면 막혀 있는 듯 합니다.

벽을 살짝 비틀고, 그 사이에 빛을 투여하자 어두침침한 통로는 예술작품이 됩니다.

 

정윤진 작가의  ”더 보이드”.
정윤진 작 - 더 보이드

 

통로를 지나면 공간은 다시 넓어지고,
뫼비우스 띠처럼 무한 연결되는 계단이 눈에 들어옵니다.

 

민진영 작가의 녹색계단.

 

계단을 따라 시선을 옮기다 보면 고정된 계단이 마치 움직이는 것 처럼 보이네요.~
민진영 작 - 녹색 계단

 

이곳에는 앞서 보았던 박정선 작가의 작품을 몇 가지 더 볼 수 있습니다.

왼쪽 뒷편 문은 ”공간이 사물을 품다(문이 나를 감싸다)”,
가운데 약간 오른쪽 불빛이 비치는 육면체는 “무제(주변 환경)”.
박정선 작가 작품들

 

다시 밖으로 나가면 박정현 작가의 “더 브리지”로 연결됩니다.

 

간단한 체험을 할 수 있다고 했죠?

다음 전시공간으로 넘어가는 쪽 벽에 이렇게 완성된 작품을 붙여 볼 수 있답니다.
더 브리지 체험장
체험도구

 

다음 전시공간에는 거대한 벽면에 은반사 필름이 붙어 있고, 도트형 문자가 가득합니다.

 

김수영 작 – “인벤션3″.

 

글자처럼 안보이죠? ^^

작가는 전시 기획 의도(입구에서 본 기획전 소개 글)에 포함된 글자 중 몇 글자를 뽑아서 은반사 필름 위에 배치했습니다.

글자의 획 사이사이에 은빛 필름이 반사하는 사물이 보이면서, 공간은 다른 느낌으로 재구성 됩니다. 
김수영 작 - 인벤션3

 

전시실 마지막 작품은 이영빈 작가의 집 조감도 혹은 투시도 작품들.
이영빈 작가 작품

 

작가는 공간을 위에서 내려다 보며 그 집의 특징을 세세하게 포착해서 그림으로 남겼습니다.
한옥 중 부분

 

이영빈 작가의 작품을 마지막으로 실내 전시실 작품들 감상을 마쳤습니다.

 

아래로 내려가서 현관 한쪽에 있는 시블링의 작품을 봅니다.

 

몽주 포인트란 이 작품은 체험 참가자(관람객)와의 협업의 결과물입니다.^^

 

삼각뿔 모양의 사면체를 다양한 모양으로 연결하여 거대한 트리를 만들었답니다.

 

사면체는 연속하지 않고, 공간을 두면서 하늘 높이 솟아 올랐습니다. 재미있는 작품이 되었네요.
시블링 작 - 몽주 포인트

 

이렇게 경기도미술관에서 열린 크로스 장르전(展) – “공간을 열다” 관람을 마쳤습니다.

 

공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확인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니 한 번 구경해 보세요.

 

특히 (어린) 자녀를 둔 부모님께 권해드릴 만 한 기획전입니다. ^^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