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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미술관

장흥계곡에 문을 연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by 초록배 2014. 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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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양주에는 아름다운 계곡이 많습니다.

 

그 중 일영, 장흥 계곡은 오래 전 부터 서울 신촌 대학가 학생들이 서울교외선 기차를 타고 찾아오는 엠티 장소로 유명했습니다.

 

2004년 4월 1일 서울교외선이 여객운행을 중지한 후, 대학생들의 엠티수요는 많이 줄었지만, 계곡을 따라 문화시설이 속속 들어서면서 이곳은 경기도의 대표적인 문화예술 집합단지로 변모했습니다.

장흥계곡에는 장흥아트파크, 장흥조각공원, 장흥조각 아뜰리에(장흥조각 레지던스) 등이 있는데요.

2014년 4월 28일, 장흥조각공원과 권율장군묘 사이에는 경기북부 최초의 국공립 미술관, "양주시립 장욱진미술관"이 문을 열었습니다.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공식 홈페이지

 

 

장욱진미술관이 있는 장흥계곡(장흥유원지)은 대중교통으로 다녀올 수 있습니다.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 2번출구에서 출발하는 350, 351번 경기버스를 타고 권율장군묘.장욱진미술관 정류장에서 내리면 됩니다.

2번출구 버스정류장에는 버스시간표가 붙어 있으니 시간 맞추기 좋습니다.

버스운행정보는 경기도버스정보시스템 공식 홈페이지
 


구파발역 2번출구에서 출발한 버스는 25분 정도 후에 권율장군묘(정확하게는 장흥조각레지던스 입구) 버스정류장에 도착합니다.


정류장에서 길을 건너 버스진행방향 반대편, 권율장군묘역 가장자리 인도를 따라 묘역 끝까지 가면 미술관 입구를 볼 수 있습니다. 

 

미술관 진입로를 따라 조금 더 걸어가면 하얀색 건물이 눈에 들어옵니다. 

 

하늘에서 보면 이렇답니다(안내전단 사진).

 

무슨 곤충 같지요? ^^

 

장욱진 선생님의 1950년대 작품 중 호작도(민화풍의 호랑이와 까치가 등장하는)라는 그림이 있는데요.

 

건물을 설계한 부부 건축가, "최성희, 로랑 페레리라"씨는 그 그림에서 영감을 얻었다고합니다. 

 

얼핏보면 서양식 건물같으나, 별다른 꾸밈이 없고 크고 작은 창이 많은, 그리고 보는 각도에 따라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이 건물은 한옥을 형상화했다고 합니다.

 

건물은 지상 2층, 지하 1층.

마치 가정집을 방문하듯 편안한 느낌으로 관람할 수 있게 꾸며 놓았습니다. 

 

1층 매표소는 아트숍을 겸합니다. 

 

벽장 겸 책장에는 벽을 뚫고 들어온 나뭇가지가 보입니다. 


파주 헤이리예술인마을에 있는 백순실미술관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볼 수 있지요.^^


미술관 관람요금은 어른 2,000 원, 청소년과 군인 1,000 원, 어린이 500원.

7세 이하 어린이와 65세 이상 노인은 무료입니다.

양주시민은 신분증 확인 후 50% 할인을 받을 수 있구요.

 

단, 개관기념으로 일반인 관람 시작일인 4월 29일부터 개관식이 열리는 6월 16일까지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습니다.

 

관람시간은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입니다.

휴관일은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과 설 전날, 추석과 추석 전날입니다. 

 

개관기념전시회는 2014년 8월 31일까지 열립니다.

 

장욱진 화백은 평소 "나는 심플하다"라는 말을 자주 했다고 하네요.
그래서 미술관 자체도, 개관기념전 제목도 군더더기 없이 단순하고 간결합니다.

개관전 제목은 "장욱진".^^


이번전시회는 장욱진 명작 60선, 기증소장품전, 건축자료전 이렇게 세 가지 전시가 함께 열리는 겁니다.

 

미술관이다 보니 아쉽게도 전시실 내부 촬영은 할 수 없습니다.


박수근, 이중섭, 김환기 선생과 더불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근현대 미술가인 장욱진 선생은 서양 회화와 전통 회화가 가미된 절제된 화풍으로 작품활동을 전개한 분입니다.

지병으로 잠시 수덕사에 머물던 시절, 신여성 나혜석 선생과 만난 적도 있다고 합니다.

 

대표작품 60선은 하늘, 나무, 집, 사람 등 평소 선생이 즐겨 그리던 소재를 묶어서 선보이는데요.

 

아쉽지만 전시회 안내전단으로 대신합니다. ㅠㅠ

 

"자화상"은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에 그린 그림입니다.

전쟁으로 황폐화된 당시 현실과는 많이 다른, 작가가 꿈꾸는 이상향을 그린 것 같지요.

가수 백설희 선생님이 부른 명곡 "봄날은 간다"가 떠오르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봄날은 간다'는 전쟁 직후 폐허 속에서도 봄이 오니 꽃이 피는, 그 모순된 현실을 노래로 표현한 것입니다.  

 

장욱진 화백은 자연을 사랑했습니다.

도심의 번잡함을 피해 전기도 안들어오는 덕소에서 10년 가까이 칩거생활을 하셨습니다.

박수근, 이중섭의 작품과 비슷한 느낌을 주는 작품이 여럿 있습니다.

 

식구들이 편안히 쉴 수 있는 곳, 집은 작가에서 소중한 공간이라 이와 관련된 작품이 많습니다.

가만히 보면, 집을 그린 작품에는 사람들이 모두 이렇게 집 안에 모여 있네요.

집은 안식처라는 작가의 인식이 깊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작가는 덕소 생활을 마무리하고 다시 서울 명륜동에서 잠시 도시생활을 하다가 다시 수안보로, 만년에는 경기도 용인에서 작품활동을 이어갑니다.

그의 후기 작품에는 추상성이 더해집니다.

어린 시절 수덕사에 머물면서 경험했던 종교적 체험이 반영된, 작가 내면의 세계가 담긴 작품을 많이 볼 수 있는데요.

아래 그림처럼 하얀 옷을 입은 노인은 신선, 도인의 모습이며, 작가 자신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전시실 마지막에는 작가의 작업도구르 모아 놓은 공간이 있구요.

사진 몇 점도 있습니다.^^


장욱진 화백의 그림은 어렵지 않습니다. 친숙하고, 편안합니다.

 

얼핏보면 마치 아이들이 그린 것 처럼 단순하고, 두드러지게 표현하고 싶은 대상은 크게, 나머지 사물은 작게 묘사합니다.

 

그림은 대부분 4호(B4 용지/8절지) 크기보다 작은 화폭에 담았답니다.

작가는 큰 그림보다 작은 그림이 작업하기 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한정된 화폭에 원하는, 표현하고 싶은 대상을 보다 치밀하고, 그러면서도 알기 쉽게 그렸습니다.

 

미술작품, 특히 추상의 세계로 넘어가면 제목을 봐도 작가가 품은 뜻을 헤아리기 난감한 게 많지요.

이번 전시에서는 그런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참고로, 장욱진 화백은 만년에 도자기 작품에도 관심을 가졌습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회화 작품만 선보였는데요.

 

아래는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 "한향림 현대도자미술관"에 전시된 도자기 작품입니다. 

 


작품 이외에 건물 내외부도 잘 살펴 보세요.

공간 하나하나가 예술작품이랍니다.^^ 

 

 

실내외에는 보리화단을 볼 수 있는데요.

앞서 본 자화상이란 작품과 연관된 전시물입니다. 

 
전시실 밖으로 나가면 개천 건너로 장흥조각공원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천변으로 내려가 아름드리 가로수길을 걸어보는 것도 미술관 관람의 백미입니다.^^ 


이렇게 새로 문을 연 양주시립 장욱진미술관을 살펴 보았습니다.

 

양주로 나들이 가시면 꼭 들러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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