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박물관 미술관

또 다른 역사의 시작 - 2014 수원화성박물관 개관 5주년 기념 기증유물특별전

by 초록배 2014. 6. 28.
반응형

 

2014년 개관 5주년을 맞이한 수원화성박물관은 2009년 4월 27일 수원천변에 문을 열었습니다.

그 동안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과 관련된 다양한 전시, 학술행사를 개최했는데요.

2014년 5월 29일부터 8월 3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는 개관 5주년 기념으로 특별한 전시회를 마련했습니다.

 

수원화성박물관 공식 홈페이지

 

기획전시실 입구

기획전시실 입구

수원화성박물관은 화성행궁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박물관 바로 앞을 지나는 버스노선이 많아 대중교통접근성이 뛰어 납니다.

자세한 버스노선정보는

 

경기도버스정보시스템 공식 홈페이지


저는 주로 수원역 건너편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는데요.
역 주변에서 출발하는 버스는 대부분 박물관 맞은편 정류장에서 내립니다.
모처럼 만에 찾았더니 박물관 오른쪽에 새로운 건물이 눈에 들어옵니다.
오랜 공사를 끝내고 2014년 3월 31일 이전 개관한 수원 팔달구청이지요.^^
구청 앞마당도 잘 꾸며 놓은지라 야외 휴게공간이 더 늘어난 셈입니다.

수원화성박물관 전경

수원화성박물관 전경

횡단보도를 건너 한층 산뜻해진 박물관 광장을 지나 건물 안으로 들어섭니다.

수원화성박물관 일반 입장료는 성인(19세이상 64세이하) 2,000 원 / 군인 청소년 1,000 원, 어린이와 노인은 무료입니다.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입장마감은 오후 5시).

정기휴관일은 매월 첫째주 월요일입니다. 별 일 없으면 월 1회만 휴무지요.

매표소 및 안내대에서 입장료를 낸 후 뒤를 돌아보면 바로 기획전시실 입구입니다.

통로 좌우에는 창살 모양 틀 안에 기증 유물 사진을 드문드문 배치해 놨는데 제법 볼만 합니다.

복도 장식

복도 장식

이어지는 통로 벽에는 수원화성박물관의 연대기가 길게 이어집니다.

수원화성박물관 연표

수원화성박물관 연표

이번 특별전은 전시실 구조가 지금까지와 다르더군요.

가운데 쉼터가 있고, 쉼터를 중심으로 크고 작은 여섯 개의 방(전시실)이 서로 이웃하고 있습니다.

전시실 내부

전시실 내부

딱히 순서는 없으니 마음에 드는 방향으로 하나씩 관람하시면 됩니다.
저는 반시계방향으로, 오른쪽 방 부터 구경했습니다.~

처음 들어간 전시실은 홍석호 기증유물실.

홍석호 기증 유물

홍석호 기증 유물

기증자는 고종대에 영의정을 지낸 홍순목, 홍순목의 아들이며 갑신정변을 주도했던 홍영식의 후손입니다.

구한말 격동기를 살았던 선대의 유물을 모두 기증했다고 합니다.

유물들이 상태가 아주 좋은 게 특징이네요.^^

붉은색 종이에 드문드문 금박이 박혀 있고, 그 위에 붓으로 글씨를 썼는데, 불과 얼마 전에 쓴 것 처럼 또렷하고 생생합니다.

시호 교지

시호 교지

이 한글 편지는 홍만식(홍영식의 형)의 아들에게 재종숙모가 보낸 위로의 편지랍니다.
한문 편지만 보다가 한글이 보이자 저절로 눈이 가네요.
정갈하게 써내려간 글씨가 인상적입니다.

한글 간찰

한글 간찰

이것은 당성 홍씨 세계.
접으면 손바닥만한 크기로, 일종의 휴대용 족보라 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이번 전시에서는 이런 유물이 몇 점 더 전시되어 있습니다.

당성 홍씨 세계

당성 홍씨 세계

각 전시실에는 기증자의 인터뷰 영상이 있습니다.
유물을 살펴 본 후 함께 보시면 좋습니다.^^

홍영식 후손 홍석호 인터뷰

홍영식 후손 홍석호 인터뷰

다음 전시실은 최상덕 기탁 유물실.

최상덕 기탁 유물

최상덕 기탁 유물

최상덕은 정조시대 대표적인 무신은 최벽의 후손입니다.
주로 문서와 서적류를 기탁하였는데, 그 수가 무려 1,639점에 이릅니다.
엄청나죠?
정조대의 과거제도, 규장각 운영과 관련된 자료들이 주를 이룹니다.

이것은 무엇일까요?
흔히 볼 수 없는 자료인데요. 시험 채점 기록지랍니다.
사서 삼경에서 모두 완벽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다고 해설지에 적혀 있네요.^^;

최벽 문과 복시 강지

최벽 문과 복시 강지

요즘과는 비교도 안될 만 큼 큰 시험지.
붉은색 점과 글씨는 채점자가 중요 부분에 적은 것입니다.

최벽 초계문신 제술 설 시권

최벽 초계문신 제술 설 시권

최벽의 호패입니다.
호패는 조선시대에 남자 나이 열 여섯 이상이 되면 만들어 준, 일종의 신분증이지요.

앞면에는 태어난 해(임오생;1762년;영조 38년)와 문과에 급제한 해(계묘문과;1783년;정조 7년)가 한자로 적혀 있고,
뒷면에는 호패를 제작한 해(계묘;1783년)가 적혀 있습니다.

최벽 호패

최벽 호패

다음은 도강영당 기증, 허찬 기탁 유물실.

도강영당은 충남 부여에 있는 사당으로, 영정을 모신 사당을 영당이라고 부릅니다.
영당에서는 당내에 모셔져 있던 “만전당 홍가신”의 초상과 “미수 허목”의 초상을 기증하였고,

도강영당 소개

도강영당 소개

미수 허목의 12대 종손인 허찬은 허목의 초상과 관련 고문서를 기탁하였습니다.

허찬 기탁 유물

허찬 기탁 유물

이 유물실에서는 초상화가 주인공인데요.

자세히 들여다 봐야 차이를 알 수 있는 허목의 아버지 “허교”의 초상화 두 점.
허교의 둘째 아들 “허의”가 시험삼아 그린 것입니다.
멀리서 처음 봤을 때는 같은 그림 두 점을 걸어 놓은 줄 알았네요.^^;

허교 초상

허교 초상

허목의 초상은 연세에 따라 변화된 모습을 살펴 볼 수 있습니다.
왼쪽은 중년(47세)의 허목, 오른쪽은 만년(82세)의 허목 초상입니다.
다른 화가가 그린 것이나 인물의 특징을 잘 포착해서 화폭에 담은지라, 마치 같은 사람이 세월의 변화에 따라 이어 그린 듯 한 느낌을 받습니다.

허목 초상

허목 초상

다음은 정조의 오른팔이라 흔히 일컫는 명재상 “번암 채제공”의 유물실.
채호석,김양식, 채수은 등 여러 후손이 다양한 유물을 기증했습니다.

채제공 후손들 소개

채제공 후손들 소개

채제공 가문은 수원화성박물관에 처음으로 유물을 기증하여 박물관 운영에 큰 힘이 되었다고 합니다.

작년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 채제공 특별전이 열리기도 했지요.

채제공 기증 유물실

채제공 기증 유물실

채제공 특별전을 보신 분들은 이미 봤으니 통과(?)해도 되겠지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냥 가시면 안됩니다.
그 때 못 본 유물들이 몇 점 있거든요.

기증자 채호석의 부인 김양식은 장신구류를 비롯한 생활유물을 기증했습니다.
금비녀, 은비녀, 가락지, 뒤꽂이, 은단추, 크기도 모양도 다양하네요.

장신구류

장신구류

가문에서 대대로 전해내려 온 생활 자기류인데, 제작 연대가 13세기부터 19세기까지 골고루 랍니다.

도자기류

도자기류

애틋한 사연이 담긴 유물도 있습니다.
사진 중앙과 왼쪽은 채제공의 첫번째 부인 “동복 오씨” 묘의 상석과 망주석입니다.
채제공은 경상도 병산에 부임한 부친과 함께 지내느라 임신한 아내와 한 동안 떨어져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그 때 아내는 세상을 떠납니다.

채수은 기증 유물

채수은 기증 유물

금슬 좋았던 부부.
너무나도 슬픔이 컸던 채제공은 이후 반 년 넘게, 먼저 세상을 떠난 아내를 그리워하며 시만 지었는데,
그 중 한 수가 벽면에 적힌 “모시 옷”이란 시 입니다.

모시옷

모시옷

마지막 부분에서 애잔함 감도는 전시실을 나와 옆 전시실로 가면,
지금까지와는 분위기가 조금 다름이 느껴집니다.

문신들의 유물만 보다가 무신의 것이 보이기 때문이지요.

이곳은 “김후” 후손 김영규 기증 유물실.

김영규 기증 유물 소개

김영규 기증 유물 소개

사농공상 중에서 “사(선비)”가 으뜸이요, 같은 ‘사’여도 무신보다 “문신”이 우대받던 조선왕조.
이런 전시관 박물관의 유물들을 살펴보면 문신과 관련된 것들이 압도적으로 많지요.
그래서 수원의 대표적인 무관 집안 출신으로 화성 성역에서 큰 공을 세운 “김후”의 유물은 특별한 존재입니다.

윗층 상설전시실에 있던 김후의 초상은 잠시 이곳 기획전시실로 나들이 왔습니다.^^

김후 초상

김후 초상

이것은 김후가 사용하던 호수와 호수 보관함.
“호수”는 주립(붉은 옻칠을 한 갓)에 꽂는 장식품으로 무관의 상징입니다.
뜻 그대로 하면 “호랑이 수염”이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보리 이삭이나 새의 깃털로 만들었답니다.^^;

호수

호수

마지막 전시실에는 여러 기증자의 유물이 모여 있습니다.

유물 기증자 소개

유물 기증자 소개

이병철은 수원 토박이 성씨인 평창이씨의 유물을 기증했는데, 세계도(족보, 가계도)가 주요 유물입니다.
사진 왼쪽 아래에 있는 작은 책자는, 첫번째 전시실에 있던 “당성 홍씨 세계”와 비슷한 것입니다.

이병철 기증 유물

이병철 기증 유물

이병화는 프랑스어로 인쇄된 화성성역의궤를 기증했습니다.

프랑스어판 화성성역의궤

프랑스어판 화성성역의궤

김순자는 각종 전통 건축도구를 기증했는데,

전통 건축도구

전통 건축도구

그 중에는 땅을 다질 때 사용하는 “달구”가 눈길을 끕니다.
매년 가을 열리는 화성문화제 때 땅 다지기 체험이 있는데요.
체험장에서 이런 돌을 여럿이서 들었다 놨다 하면서 땅을 다집니다.
화성성역의궤에는 석저라는 도구가 있는데, 비슷한 모양입니다.

달구

달구

박노준은 정조의 아버지, 사도세자의 글씨가 담긴 집복헌필첩을 기증했습니다.

집복헌 필첩

집복헌 필첩

조성만은 사도세자의 죽음과 관련된 사건의 전말, 추후 일어난 주요 사건을 정리한 “현고기”와 삼국시대 유물인 환두대도 를 기증했습니다.

현고기

현고기

이재규는 근현대 수원과 수원화성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사진들을 기증했습니다.

이재규 기증 사진

이재규 기증 사진

이렇게 기증유물특별전 전시 유물들을 모두 살펴 보았습니다.

수원화성박물관의 개관 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한 전시회, 기회되시면 구경해 보시구요.

가까이에 있는 수원화성, 화성행궁 관람하기 전에 박물관 부터 들러 보시면 “수원화성”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