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남양주] 광릉숲 속에 자리잡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광릉'으로 떠난 가을여행

경기도 남양주시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조선왕릉이 제법 많습니다.

그 중 사적 제197호로 지정된 ‘광릉’은 조선 제7대 왕 ‘세조’와 ‘정희왕후’의 능으로, 광릉숲의 모태가 된 곳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문화재청 조선왕릉 공식 홈페이지 http://royaltombs.cha.go.kr/

조선왕조 초기의 능 형태를 살펴볼 수 있는 곳이며, 왕과 왕후의 능이 정자각을 중심으로 브이(V)자 형태로 따로 배치되어 있는 것 또한 독특한 점입니다.

단풍이 서서히 물들기 시작하는 초가을을 맞아 모처럼 만에 광릉을 찾았습니다.

광릉은 대중교통으로 편리하게 다녀올 수 있습니다.

수도권광역전철 1호선(경원선) 의정부역에서 내린 후 역 동부광장 버스정류장에서 광릉내.경복대학 방면 21번 경기시내버스로 환승하면 됩니다.
버스는 편도 50분 정도 후 광릉 입구 정류장에 도착합니다.
참고로, 역전 광장에서 버스 환승할 때 주의할 점이 있는데요.
2~3년 전 21번 버스 의정부역 주변 운행경로가 변경이 되어 의정부 종점행과 광릉내행 버스가 같은 정류장을 지납니다.
버스 탈 때 광릉방향인지 꼭 확인하고 타세요.

광릉 버스정류장에서 내리면 바로 능 입구가 보입니다.
주차장을 지나 안쪽으로 들어가면 진행방향 정면으로 광릉역사문화관이 보입니다.

역사문화관은 매표소 바깥에 위치해 있기에, 내부를 관람하고 밖으로 나가면 앞쪽에 보이는 매표소에서 표를 구입한 후 능역 안쪽으로 들어가면 됩니다.

우선 광릉역사문화관을 살펴봅니다.
참고로, 이런 문화관은 모든 조선왕릉에 설치된 게 아닙니다.^^;

안으로 들어서면 세계유산 조선왕릉에 대한 소개, 조선왕릉의 위치 지도가 있습니다.

그리고 왕릉의 주인공들에 대한 소개, 연표 등이 있지요.

특별한 이야기나 볼거리가 있다면 역시 추가로 소개하고 있는데, 광릉은 광릉숲의 모태가 된 곳이기에 이곳에는 그에 대한 설명이 영상과 함께 마련되어 있습니다.

광릉 맞은편에는 국립수목원이 있지요. 이전에 오랜기간 ‘광릉수목원’이란 이름으로 불린지라 아직도 국립수목원보다 광릉수목원이라는 명칭이 익숙합니다.

마지막 부분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조선왕릉에 대한 소개가 있습니다.
능의 공간구성을 영상과 함께 설명하고 있습니다.

문화관을 살펴본 후 매표소로 갑니다.

광릉 관람시간은 입장시간의 경우 오전 9시부터이며, 퇴장시간은 계절별로 30분 정도 조정됩니다.
2월~5월 및 9월~10월은 오후 6시까지, 6~8월은 오후 6시30분까지, 11월부터 다음해1월까지는 오후 5시30분입니다.
입장마감은 퇴장 1시간 전까지구요.
정기휴일은 매주 월요일입니다.

관람요금은 만25세~64세 성인 1인당 1천원 이며, 다양한 무료대상이 있습니다.

매표소 또는 수표소(검표소)에서 안내전단 꼭 챙겨서 들어가세요.~

수표소 오른쪽에는 광릉 안내판도 있습니다.

수표소를 지나면 길 오른쪽으로 재실이 보입니다.

아담한 한옥 기와집인 이곳은 별도의 담장이 없는 게 특징이라면 특징입니다.^^

재실을 지나면 주목할 만 한 나무들이 몇 그루 있는데요.

재실 옆에 백송 몇 그루가 자라고 있고, 광릉 진입로 직전 공터 가장자리에는 그 유명한 ‘보은 속리 정이품송(천연기념물 제103호)의 후계목 두 그루가 자라고 있답니다.

수령 600년 정도로 추정되는 정이품송은 세조와 인연이 있습니다.
법주사를 찾은 세조가 이 소나무 가지에 가마가 걸릴까 염려하여 한마디 하자 나무가 스스로 가지를 들어 올려 줬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이에 세조는 소나무에 정이품의 벼슬을 내렸고, 이런 연유로 나무 이름이 정이품송(正二品松)이 되었습니다.

원래의 노거수는 반쪽 가지가 훼손되어 점점 기력이 쇠약해 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씨앗을 받아 자손 나무를 길렀는데, 그 중 두 그루가 지난 2012년 4월 19일 이곳으로 이사왔습니다.

진입로 입구 오른쪽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비석과 ‘大小人貟皆下馬(대소인원개하마)’라고 적힌 하마비가 있습니다.

이 하마비는 조선왕릉 중 유일하게 광릉에만 남아 있다고 하네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왕이어도 여기서 부터는 가마 혹은 말에서 내려 걸어가야 했습니다.

하마비를 지나면 작은 돌다리인 금천교를 지나는데, 별 생각없이 지나치기 쉽지요.^^;

진입로는 완만한 경사를 이루며 정자각으로 이어집니다.

진입로 좌우로는 상상이상으로 키가 큰 나무들이 자라고 있는데요.

태풍에 쓰러지거나 벼락을 맞아 고사한(말라죽은) 나무도 때때로 보입니다.

신비로운 느낌을 주는 숲을 지나 부지런히 걷다보면 홍살문이 보이고, 그 뒤로 정자각이 눈에 들어옵니다.

다른 조선왕릉을 구경해 본 분들은 홍살문 지나자 마자 무언가 허전하다는 느낌을 받을 겁니다.

홍살문에서 정자각으로 이어지는 신어도가 광릉에는 없답니다.

그 사이에 낮은 단만 몇 개 있을 뿐이지요.^^;

정자각 앞 좌우로는 복원한 수라간과 수복방이 있습니다.

이 가장자리에도 아름드리 키다리 나무들이 호위무사처럼 자라고 있어서 장관을 이룹니다.

정자각 뒷편 좌우 언덕에는 세조와 정희왕후의 능이 있는데, 조선왕릉 최초의 동원이강릉이랍니다.

왼쪽이 세조릉, 오른쪽이 정희왕후릉이지요.

능침은 함부로 올라가면 안되기 때문에 아래에서는 이정도 모습만 볼 수 있는데, 양 능의 모습.구조는 비슷해 보입니다.

앞서 본 광릉역사문화관 안내자료에는 왕(세조)이 자신의 무덤(능)을 간소하게 만들라고 명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그래서 무덤방은 돌방 대신 석회다짐을 사용했고, 무덤 둘레에는 사대석(병풍석)을 세우지 않았답니다.

위로 올라갈 수 없으니 이렇게 나마 능의 일부를 바라봅니다.^^;

정자각에는 왕릉 제향과 관련된 자료를 비치해 놓았습니다.
광릉의 제향일은 매년 양력으로 10월 2일이니 관심있는 분들은 참여해 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정자각 오른쪽에는 비각이 있고, 그 뒷편에는 작은 약수터가 있습니다.

이런 곳에 약수터가 있을 줄이야…
다만 약수가 나오지는 않더군요.

아름드리 나무 사이사이로 곳곳에 긴의자를 설치해 놨으니 쉬었다 가기 좋습니다.

울창한 숲이 광릉주변을 둘러쌓고 있으니 한적한 가운데 휴식을 취하기 더없이 좋은 곳이네요.

어찌보면 광릉은 국립수목원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답니다.

예약제로 운영되는 국립수목원(광릉수목원)은 미처 예약을 못하고 찾아갔다가 돌아가기 일쑤인데요.
최근 스마트폰 예약이 가능해 지면서 그나마 그런 일은 줄어들었습니다.

그래도 부득이하게 수목원 구경을 못할 사정이 생겼다면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광릉을 찾아 보세요.

울창한 숲은 단풍도 아름답습니다.
서서히 노랗고 빨간 단풍 든 나무가 늘어나고 있네요.

가을이 깊어지면 광릉숲 속에 자리잡은 광릉으로 나들이 한 번 다녀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