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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여행

[경기도 화성] 융건릉에서 즐겨 본 늦가을 낙엽길 산책

by 초록배 2016. 1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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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화성은 조선 제22대 왕인 정조와 인연이 깊은 곳입니다.
사후에는 비명횡사한 아버지 ‘사도세자’의 능 가까이에 그도 묻혔습니다.

아버지의 능인 융릉과 정조의 건릉은 완만한 언덕을 가운데 두고 좌우에 자리잡고 있으며, 그 사이는 여러 갈래의 산책로로 연결됩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조선왕릉은 어느 곳이나 아름다운 숲 속에 조성되어 있는데요.
화성 융릉과 건릉은 그 울창한 숲속을 직접 걸어볼 수 있는, 명품 산책로가 있는 곳으로 특히 유명합니다.

문화재청 조선왕릉 종합 안내 홈페이지 http://royaltombs.cha.go.kr/

숲이 울창하다 보니 만추(晩秋), 즉 늦은 가을이면 쌓여 있는 낙엽의 두께가 웬만한 겨울 이불만 합니다.
폭신폭신한 낙엽을 밟으며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만끽해 보고자 모처럼 만에 융건릉을 찾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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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릉과 건릉(융건릉)은 대중교통으로 다녀오기 편리합니다.

가장 가까운 전철역은 수도권광역전철 1호선(경부선) 병점역입니다.
병점역 2번출구 옆에 있는 병점역 후문 버스정류장에서는 융건릉을 경유하는 마을버스, 시내버스로 쉽게 환승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버스로 환승하면 편도 10~15분 후 융건릉 입구에 도착할 수 있지요.
노선이 참 많은데요.
마을버스는 35-1, 35-2, 35-3, 시내버스는 34, 34-1, 46, 1000, 1001, 직행좌석버스는 1551, 1551B 번 버스가 융건릉 앞을 지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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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할 점은 주말 공휴일 등 교통량이 많은 날일 경우 융건릉 입구 바로 앞 정류장이 아닌, 조금 더 떨어진 큰길 사거리 정류장에서 내린다는 겁니다.
두 정류장 간 거리는 50~60미터 정도 밖에 안되기 때문에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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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건릉 입구 정류장에서 내린 경우에는 역사문화관과 매표소, 재실 등이 바로 보이지요.

주차장을 지나 매표소로 오르다 보면 진행방향 왼쪽에 범상치 않은 나무 한 그루가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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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건릉의 첫번째 볼거리라고 할 수 있는 이 나무는 수령 150년 정도로 추정되는 향나무입니다.
참고로, 향나무 고목은 안쪽에 몇 그루 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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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나무를 지나 조금 더 올라가면 재실 담벼락 모퉁이에 있는 매표소가 보입니다.

조선왕릉의 관람시간은 입장의 경우 오전 9시로 동일하며, 퇴장의 경우는 오후 5시를 기준으로 계절에 따라 30분 정도 이르거나 늦어집니다.

일반 관람요금은 만25세~64세 사이 성인이 1천원입니다.
다양한 할인혜택이 있는데, 화성시민인 경우 신분증 확인 후 반값 할인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정기휴무는 매주 월요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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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권을 구입한 후 재실로 들어갑니다.
융건릉 재실은 이렇게 대문(정문)이 잠겨 있습니다.
재실 안내문이 정문 앞에 있는 관계로 우선 정문 구경을 한 후, 매표소 바로 뒤에 있는 쪽문을 통해 재실 안으로 들어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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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건릉의 재실은 구조가 독특합니다.
앞마당에 뜰이 있는데, 주목할 만한 나무들이 그 뜰에서 자라고 있답니다.

대문에서 재실 본건물로 이어지는 길을 중심으로 서쪽에는 향나무 고목이, 동쪽에는 개비자나무 고목이 있는데, 그 중 개비자나무는 천연기념물 제504호로 지정된 특별한 나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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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실 뒷편에는 계단식의 뜰이 있으며, 열매가 잔뜩 달린 산수유나무가 여러 그루 자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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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편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예쁘게 쌓아올린 담장이 나오고, 바깥 담장과 이 담장 사이에는 주춧돌만 남아있는 건물의 흔적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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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실 곳곳을 살펴 본 후, 맞은편에 있는 융릉 건릉 역사문화관으로 들어갑니다.

세계유산 조선왕릉 중 몇몇 곳에는 이런 역사문화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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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릉의 주인공들에 대해 소개한 후 조선왕릉 전체를 간략하게 소개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마지막 부분에는 왕릉을 조성하는 순서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서 상영하지요.

조선 왕족의 무덤은 그 무덤 주인의 신분에 따라 능, 원, 묘 등으로 불리는데요.
사도세자는 왕세자 였다가 후에 왕(장조)로 추존이 된 까닭에 같은 사람의 무덤 이름이 여러 번 바뀌었답니다.
그래서 그런지 묘 → 원 → 릉으로 무덤의 격이 상승하는 연유를 이런 형식으로 설명해 놓았습니다.
구분이 쉽고 보기 편리하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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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부분에는 정조와 효의왕후에 대한 안내자료가 있습니다.
사도세자(추존 장조) 부분에는 연표가 없는데, 이곳에는 꽤 긴 연표가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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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릉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읽어보고 본격적으로 산책로를 걷습니다.

역사문화관을 지나 조금만 올라가면 바로 울창한 숲속에 진입합니다.
좌우 갈림길이 나오고, 윗쪽으로도 길이 나 있는 게 보입니다.

왼쪽으로 가면 정조의 건릉, 오른쪽으로 가면 장조(사도세자)의 융릉으로 이어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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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가운데로 이어진 낙엽 수북이 쌓인 길은 무엇일까요?
바로 앞서 언급한 그 산책로 입구랍니다.

산림 산책로는 보시다시피 융건릉 능역 곳곳을 촘촘하게 이어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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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안으로 걸어 들어가도 되나 망설일 만 한 모양이지만 산책로 맞습니다.^^

다만, 융건릉 산책로는 산불방지 등의 목적으로 건조기에는 출입을 통제합니다.
매년 12월 1일부터 다음해 5월 15일까지 약 반 년 동안 걸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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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 산책로는 융건릉 참배 후 걸어보기로 하고 우선 사도세자의 융릉 쪽으로 방향을 잡습니다.

머지않아 내리막길로 이어지는데, 기본 산책로로 이렇게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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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막이 끝나면 정말 넓은 공간에 엄청난 나뭇잎이 쌓여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또 한번 고민을 하게 되지요.
저 안으로 낙엽을 밟으며 걸어 들어가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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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아무 문제 없습니다.
잘 살펴보면 꽤 안쪽까지 긴의자(벤치)가 곳곳에 놓여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답니다.^^

저기 숲속 의자에 앉아 있으면 아무 것도 안하고 그냥 있어도 마냥 행복할 겁니다.
적당히 바람이 불어 오면 스르륵 낙엽 떨어지는 소리, 뒹구는 소리가 들리고, 작은 들짐승, 날짐승들이 눈과 귀를 즐겁게 하지요.

양지바른 곳은 바닥에 파릇파릇 앉은뱅이 풀이 돋아나 독특한 풍경을 연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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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을 살피며 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면 금천교가 나오고, 다리를 지나자 마자 왼쪽에 곤신지가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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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신지는 왕릉 가까이에 판 연못인데, 융릉의 연못은 조선왕릉에서 보기 드문 원형을 하고 있답니다.
그리고 이 원형은 용의 여의주를 상징한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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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신지 바로 맞은편에도 산림 산책로 입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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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방향으로 계속 걸어가면 홍살문과 정자각, 그리고 그 뒤로 사도세자의 능침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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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홍살문에서 정자각까지는 사람(왕)의 길과 신의 길로 구분된 참도가 있는데, 이곳 융릉의 참도는 다른 곳 보다 좌우 폭이 넓은 게 특징이랍니다.

다른 조선왕릉을 참배 해 본 분들은 참도가 왜 이리 넓지라는 생각이 바로 드실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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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각 오른쪽 신도 계단은 옆면 문양이 아름다우니 한 번 보고 지나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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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각 안에는 제향 때 쓰이는 각종 도구.기구와 아울러 기신제와 관련된 안내판이 비치되어 있습니다.
융릉의 제향일은 양력으로 매년 4월 둘째주 토요일입니다.
일반인도 참관 가능하니 관심있는 분들은 참여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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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각 뒤로 돌아가서 능침을 봅니다.
생각보다 높이가 낮아서 석물들이 어느 정도 보이기는 합니다.

융건릉 안내전단에는 융릉 능침을 두르는 지대석 윗부분 ‘인석’이 꽃봉오리 모양으로 아름답다고 적혀 있는데, 다른 왕릉 같으면 쉽게 볼 수 없는 부분이나 작게 나마 볼 수 있습니다.
눈 크게 뜨고 찬찬히 능침 쪽을 살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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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각 오른쪽에는 두 개의 비가 자리잡고 있는 비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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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릉을 참배하고 건릉으로 향합니다.

물론 융릉 정자각 왼쪽의 산림 산책로를 이용하면 가로질러 갈 수 있지만, 앞서 갈림길에서 부터 이어지는 기본 산책로도 아름답기 때문에 정석대로(!) 걸어봅니다.^^;

아름드리 소나무 사이로 부드럽게 휘어진 길. 마치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황금길 같으네요.~
황금 대신 갈색 낙엽이 융단처럼 깔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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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에도 물 대신 낙엽이 엄청나게 깔려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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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릉으로 이어지는 산책로 주변에는 쭉쭉 길게 자란 참나무가 많습니다.
아까 융릉쪽과는 다른 풍경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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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릉 홍살문 들어가기 직전에도 길 좌우로 산림 산책로 출입구가 있습니다.
모든 출입구에는 산책로 안내지도가 입간판 형태로 설치되어 있어요.

건릉 초입에서 홍살문 까지도 낙엽이 길을 지워(!) 버렸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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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릉의 전체 모습은 아버지 사도세자의 능과 많이 닮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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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홍살문에서 정자각까지 구간이 경사가 융릉보다 심하며, 참도가 짧은 편입니다.

이곳 정자각 내부 역시 각종 제향도구.기구가 놓여 있으며, 기신제 안내판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건릉의 제향일은 양력으로 매년 5월 둘째주 일요일입니다.
역시 일반인도 참관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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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릉의 능침은 융릉보다는 다소 높은 곳에 자리잡고 있지만, 그래도 조선 중기 이전의 왕릉 능침보다는 낮은 편입니다.

비각 쪽에서 보면 비교적 능침 부분을 세세하게 볼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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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릉을 살펴 본 후 이제 산림 산책로를 걸어봅니다.

건릉 입구 화장실로 갈라지는 길에 융릉 방향 산책로 입구가 있는데요.
낙엽 때문에 어디가 길인지 구분이 잘 안됩니다.^^;


우선, 음수대 왼쪽으로 다리가 보이는데, 그리 건너 가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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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를 건너면 역시나 낙엽 때문에 산책로가 거의 안보이지만, 산책로 가장자리로 박아 놓은 말뚝이 있어서 그걸 기준 삼아 걸으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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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활엽수가 대부분인데, 언덕 갈림길까지 오르면 수종은 이내 침엽수로 바뀝니다.
언덕 갈림길은 융건릉 능역의 가운데 정도에 있는데, 일반 도로로 치면 사통팔달 십자 교차로인 셈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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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아랫쪽, 그러니까 융건릉 주출입구 방향(재실, 자료관)으로 내려 갑니다.
이 구간은 침엽수가 주종인데요. 침엽수는 말 그대로 잎이 가늘고 긴 바늘 모양이지요.
그런데 나무가 워낙 울창하게 자라고 있다 보니 그 침엽수잎도 바닥이 안보일 정도로 수북하게 쌓여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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밟고 지나가는 느낌이 활엽수와는 또 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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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엄쉬엄 내리막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 융건릉 갈림길에 다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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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산책로로 나와 재실방향으로 걷습니다.
재실 뒷편 언덕에는 야생초화단이 자리잡고 있는데, 늦은 가을이라 꽃을 피운 건 보기 힘드네요.^^
만약 꽃 피는 봄에 이곳을 찾는다면 아름다운 꽃들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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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단 한바퀴 둘러보고 화성 융릉과 건릉 관람을 마쳤습니다.

융건릉은 이렇게 아름다운 산림 산책로를 지닌 곳입니다.
출입통제기간이 아니라면 한나절 산책로 일주를 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화성으로 나들이 가시면, 특히 가을 여행을 하신다면 융건릉에 꼭 들러보세요.
낙엽은 원없이 구경할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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