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박물관 미술관

슬픈 역사를 간직한 덕수궁 중명전 관람기 첫번째

by 초록배 2012. 2. 19.
반응형

서울 한복판 정동에는 많은 근대문화유산이 좁은 공간에 밀집해 있습니다.

그 중에 모르고 지나치기 쉬운 곳이 하나 있으니,

을사늑약의 비운을 간직한, 아담한 2층짜리 적벽돌의 양식(洋式) 건물,

중명전(重明殿)입니다.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제53호였다가 정동극장으로, 다시 문화재청으로 소유주가 바뀌었고, 문화재청에서 최종 관리하면서 덕수궁에 포함되어 사적 제124호가 되었습니다.

1901년, 러시아 건축가 사바찐(A. I. Sabatin)이 지은 중명전은 원래 대한제국의 황실 도서관이었으며, 경운궁(지금의 덕수궁) 부지 내에 있었다고 합니다.
궁궐 내에 지어진 최초의 서양식 건물이라고 하네요.

처음 이름은 수옥헌(漱玉軒), 이후 1904년에 있었던 경운궁 대화재로 인하여, 고종황제께서 잠시 처소로 사용하시던 이곳은 중명전이란 이름을 쓰게 됩니다.

중명(重明)이란 "광명이 계속 이어져 그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이곳은 1905년 을사늑약이 체결된 비운의 장소이기도 합니다.

근현대사의 아픔을 오롯이 간직한 중명전은 여러 번 주인이 바뀌면서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졌으며, 그간 모양도 바뀌었습니다. 

2010년 8월 29일, 3년 여의 보수/복원공사를 마치고, 경술국치 100년이 되는 해에 중명전 전시관이라는 이름으로 일반인들에게 공개되었습니다.

이곳은 문화유산국민신탁에서 맡아서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문화유산국민신탁 홈페이지 보기

관람료는 없으나, 주중 오전만 자유관람(단, 해설사의 설명은 없음)
주말/공휴일에는 사전에 관람예약을 하고 견학할 수 있습니다.

앞서 설명드린 것 처럼, 2007년부터 덕수궁에 포함되었기 때문에,
관람예약은 덕수궁 홈페이지에서 하면 됩니다.
인터넷으로는 당일 예약이 안됩니다.

덕수궁 홈페이지 보기 

중명전 주변으로는 이곳을 알리는 표지를 찾아보기 쉽지 않습니다.
지하철 1호선 2호선 시청역 안내판도 마찬가지입니다.

중명전으로 들어가는 골목길은 정동극장 입구를 바라보고 섰을 때, 왼쪽 옆에 있습니다.

골목길을 따라 조금만 올라가면 길 끄트머리 왼쪽으로 입구가 보입니다.

문으로 들어가기 직전 왼쪽에 중명전 소개글과 주변 약도가 있는데요.
덕수궁에 포함된지라, 덕수궁 내 건물들과 연결이 되어, 9번으로 나와 있습니다.

안으로 들어가면 왼쪽으로 작은 관리실과 관람안내판을 볼 수 있습니다.

드디어 중명전 앞마당입니다.

전시실은 1층에 있으며, 2층은 문화유산국민신탁 사무실로 쓰고 있습니다.
입장하기 전, 출입문 좌우로 마련된 실내화로 갈아신고 안으로 들어가면 됩니다.

현관 입구부터 안쪽 복도 끝까지, 바닥에는 러시아 전통문양의 타일이 깔려 있습니다.
보존을 위해 유리로 덮어 놓았습니다.

1층에는 네 곳의 전시실이 있습니다.
입구로 들어서서 왼쪽에 있는 전시실이 을사늑약이 체결된 장소로 추정되는 2전시실.
오른쪽에는 중명전에 대해 소개하는 1전시실,
주권회복을 위한 노력과 헤이그 특사파견 관련 자료를 전시하는 3, 4전시실이 있습니다.

1전시실에는 중명전을 1/50 비율로 만든 모형이 가운데 자리잡고 있습니다.


중명전을 설계한 사바찐에 대한 소개글도 볼 수 있고,

복원 전 중명전의 모습을 담은 사진과 기사 등을 정리해 놓은 스크랩북도 볼 수 있습니다.

곳곳에 관련 자료들이 비치되어 있는데,
특이한 점은,
책상 서랍을 전시공간으로 활용한 것입니다.

잠시 창밖을 바라보니 따사로운 햇살이 비치는군요^^

벽난로 자리도 곳곳에서 볼 수 있고,

천정에는 단아한 전등이 장식과 함께 달려 있습니다.


다음 글로 이어집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