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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여행

[경기도 파주] 한국전쟁의 흔적이 남아있는 영국군 설마리전투 추모공원

by 초록배 2015. 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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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파주에는 안양 관악산, 개성 송악산, 포천 운악산, 가평 화악산과 더불어 경기오악 중 하나로 불리는 감악산이 있습니다.
감악산 북쪽에는 임진강이 흐르고, 그 왼쪽에는 적성면 중심부를 지나 임진강과 이어지는 설마천이 흐르는데요.
설마천이 흐르는 계곡과 임진강 주변은 한국전쟁(6.25전쟁)때 대표적인 격전지 중 하나. 이곳에서 큰 희생을 치른 주인공은 국제연합군(유엔군)의 일원으로 참전한 영국군이었습니다.

영국군 설마리 전투 추모공원

영국군 설마리 전투 추모공원

전쟁이 끝난 후 옛 격전지 아래 설마천변에는 그들을 기리는 추모비가 세워지고, 최근에는 추모공원으로 재탄생했습니다.

공식명칭은 ‘영국군 설마리 전투 추모공원’.

영국군참전기념비, 영국군추모비, 영국군 전적비, 영국군 설마리전투비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이곳은 대중교통으로 쉽게 찾아갈 수 있습니다.

의정부역과 적성버스터미널을 연결하는 25번, 25-1번 경기버스를 탄 후 영국군전적비 정류장에서 내리면 되는데요.
다만 2015년말에서 2016년초 정도에 완공을 목표로 도로공사가 한창이라, 공사 마무리 전까지는 정차를 안합니다.
적성버스터미널에서 출발했을 때는 전적지 직전 정류장, 의정부역에서 출발했을 때는 전적지 바로 다음 정류장인 한얼아파트 정류장에서 내려 30분 정도 걸어가는 방법이 현재로서는 최선입니다.
※ 이후 상황이 변할 수 있으니 영국군전적비 정류장 승하차 가능 여부는 버스 기사님께 꼭 물어 보세요.~

설마천변 제방길

설마천변 제방길

이번에는 한얼아파트 정류장에서 내려 설마천 제방길을 따라 추모공원까지 걸어갔습니다.

도로쪽은 공사로 어수선하지만 제방길은 자전거도로로 아주 잘 정비를 해 놨습니다.
다만 끝까지 이어지지 않고 중간에 흙길로 바뀌는데요. 안전을 위해 들어가지 말라는 금줄을 쳐 놨습니다.
흙길을 따라 조금 더 올라가면 궁도장인 ‘감악정’이 있는데, 연습 때 화살 날아오면 다칠까봐 설치한 모양입니다.

설마천변 제방길

설마천변 제방길

실제로 올라가 보면 건물은 멀쩡한데 사용을 안하는 것 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어찌되었던 아무도 없는 궁도장을 가로질러 건물 뒤로 돌아가면 설마천을 건너게 됩니다.
개천을 건너기 전부터 유엔기, 태극기, 유니언잭이 게양된 깃대봉이 보이는데, 그 깃대봉이 공원 북쪽 끝입니다.
무사히 도착했으면 진행방향 오른쪽으로 드넓은 공원이 눈에 들어옵니다.

추모공원 입구

추모공원 입구

정문 출입구 바로 왼편에는 평화의 문이 있고, 평화의 문 옆에는 건립취지가 적힌 공원조성비와 시설 안내도가 있습니다.

평화의 문

평화의 문

건립취지문

건립취지문

시설 안내도

시설 안내도

평화의문과 공원조성비 왼쪽은 산책로 사이사이로 의자가 놓여있는 작은 쉼터입니다.

쉼터

쉼터

정문에서 앞을 봤을 때 커다란 베레모가 보이는데요. 이 공원의 주인공인 영국군 글로스터연대의 상징조형물입니다.

추모조형물

추모조형물

베레모

베레모

조형물 바로 뒤에는 17면으로 만든 반원형의 추모벽이 있습니다.
영국군이 유엔군의 일원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하여 전투를 치르고, 나중에 귀국하기까지의 이야기가 한 면 한 면 새겨져 있는데요.

추모벽

추모벽

하단에는 전쟁 중 사망한 글로스터연대 대원 620여 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습니다.
가운데 벽에는 ‘당신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Their Name Liveth For Evermore).’란 문구가,
그 앞단에는 ‘글로스터 영웅들’이란 제목의 추모시(윤성택 작)가 적혀 있습니다.

추모벽

추모벽

추모시

추모시

추모벽에 새겨넣은 사진(그림)은 조형물 왼쪽 가장자리에 별도로 설치해 놨으니 함께 살펴 보세요.
저는 두 가지가 서로 다른 건줄 알고 한참 왔다갔다 하면서 비교해 봤네요.^^;

글로스터대대 관련 사진자료

글로스터대대 관련 사진자료

글로스터대대 관련 사진자료

글로스터대대 관련 사진자료

조형물 뒷편의 산이 글로스터 힐이라고 부르는 235고지입니다.
조금 더 북쪽, 임진강 가까이에 있는 중성산(148고지)와 더불어 글로스터 부대가 최후의 일전을 펼쳤던 곳이지요.

조형물 오른쪽은 폭이 좁고 긴 형태의 잔디밭이며, 그 끝에 게양대가 있습니다.
이 잔디밭 가장자리에는 참전용사 동상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여기까지가 추모공원을 조성하면서 새로 설치한 것들입니다.
영국군 설마리 전투 추모공원은 지난 2014년 4월 23일 문을 열었으니, 그 전에 방문했던 분들은 못보셨을 겁니다.^^;

상징조형물과 참전용사 동상 사이에는 설마천을 건너는 다리, ‘글로스터 다리(글로스타샤 교)’가 있습니다.
이 다리도 전투비가 세워진 1957년부터 있던 것은 아니고, 2000년에 설치되었답니다.
다리 장식이 독특한데, 영국 글로스터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을 응용했다고 합니다.

글로스터 다리

글로스터 다리

다리를 건너자 마자 하얀색 십자가가 바로 보입니다.
설마리전투의 지휘관이었던 칸 중령이 포로생활을 하면서 만든 십자가라고 하네요.
그래서 이름은 ‘제임스 칸 중령 십자가’입니다.

제임스 칸 중령 십자가

제임스 칸 중령 십자가

십자가 주변에는 때죽나무가 많습니다. 방문했을 때는 마침 꽃이 한창인지라,
십자가 여기저기에 때죽나무 흰꽃이 눈송이처럼 떨어져 있었네요.

십자가 오른편으로 조금 더 걸어가면, 계단 위 벽면에 설치된 ‘영국군 설마리 전투비’가 나옵니다.
추모공원의 주인공이지요.

영국군 설마리 전투비

영국군 설마리 전투비

235고지(글로스터 힐) 아래 동굴에 1957년 6월 29일 설치했다는 이 전투비에는 네 개의 표석이 벽면에 붙어 있고 그 앞에는 비석 하나가 있습니다.
표석 왼쪽 위는 유엔기, 오른쪽 위는 부대표지, 왼쪽 아래는 한글 전투전기, 오른쪽 아래는 영문 전투전기를 새겨 놓았습니다.

한글 전투전기

한글 전투전기

전투비 앞 비석 하나는 취지문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기념비

기념비

계단 오르기 전 왼쪽에는 전투지도와 함께 설마리전투의 역사를 적어 놓은 안내판이 서 있습니다.

설마리 전투 약사

설마리 전투 약사

설마리 전투와 임진강 전투는 중공군의 5차 공세 때 있었습니다.
1951년 1월 4차 공세 때 다시 서울을 빼앗긴 중공군은 1951년 4월, 개성 – 문산축을 따라 임진강 지역을 넘어 서울로 침공할 계획이었습니다.
중공군과 북한군 합쳐 30만 명이라는 대군이 밀고 내려왔는데, 그 중 3개 사단 4만 2천여 명이 임진강쪽에 집중되었답니다.

이 대군을 660명 정도의 글로스터 대대가 맞서 싸웠다니, 참으로 대단하고 놀라운 일입니다.
고지에 포위되어 나흘동안 사투를 펼쳤으나 결국 후퇴했는데, 탈출에 성공한 병사는 67명.
59명이 전사하고 526명은 포로가 되어 적에게 잡혀갔습니다.

고지사수에는 실패했지만 글로스터 대대의 역할은 지대했다고 합니다.
만 3일 정도의 시간을 벌어준 덕분에 유엔군은 후방 전열을 재정비하고 중공군의 침공을 잘 격퇴할 수 있었습니다.

임진강 격전 약도

임진강 격전 약도

영국군 설마리전투비는 등록문화재 제407호이면서 국가현충시설입니다.
매년 4월 20일을 전후해서 주한 영국대사가 주관하는 추모행사가 이곳에서 열립니다.

참고로, 지난 1992년 11월에는 찰스 왕세자, 1999년 4월에는 엘리자베스 2세 영국여왕이 이곳을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영국군 설마리 전투비를 끝으로 추모공원 관람을 마쳤습니다.

영국군 설마리 전투 추모공원

영국군 설마리 전투 추모공원

지금은 아름다운 계곡이지만, 60여 년 전 이곳이 치열한 전투가 펼쳐진 곳이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습니다.
파주로 여행가시면 우리나라를 위해 먼 타국까지 찾아와 희생하신 분들의 흔적이 남아 있는 추모공원도 한 번 찾아보세요.

영국군 설마리 전투 추모공원

영국군 설마리 전투 추모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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