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천년의 수도 경주에 있는 ‘황룡사지’에 가 보셨는지요?
분황사와 월지(안압지) 사이에 자리잡았던 거대한 절은 주춧돌만 남아서 과거의 영광을 추측하게 합니다.
경기도 양주에도 황룡사 만큼은 아니지만 고려 후기부터 조선 전기까지 창대한 역사를 자랑했던 절, 최전성기를 구가하다가 돌연 신기루처럼 사라져서 그 터만 남은 절이 있었습니다.
절의 이름은 회암사.
오랜기간 폐허로 방치되던 이곳은 1997년부터 발굴하기 시작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
2012년 10월 19일, 그 동안의 발굴성과를 소개하는 전문박물관이 회암사지 입구에 문을 열었으니, 이번에 소개해 드리는 회암사지박물관이 그곳입니다.
회암사지박물관은 대중교통으로 다녀오기 편리합니다.
수도권전철 1호선 덕정역 1번출구로 나오면 버스정류장이 보이는데, 거기서 78번 마을버스를 타면 박물관 앞 정류장에서 내릴 수 있습니다.
편도 소요시간은 20분 내외.
길 건너편에 박물관 건물이 바로 보입니다.^^
박물관 관람료는 아주 저렴합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여는데, 동절기(11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에는 오후 5시까지입니다.
매주 월요일이 정기휴무일이며, 1월 1일과 설날, 추석에 추가로 쉽니다.
안으로 들어가면 천정이 높은 현관이 나오는데, 오른쪽에 독특한 목조 구조물이 보입니다.
윤장대라고 하는 이것은 경전을 넣어두는 일종의 서고입니다.
회암사지에서도 윤장대가 있던 터가 발굴되었답니다.
현관 한쪽에 1층 상설전시실 입구가 있는데, 간결하면서도 장엄한 느낌을 줍니다.
안으로 들어서면 회암사지의 역사를 소개하는 공간이 나옵니다.
반사가 되는 유리 소재의 전시실은 회암사의 화려한 역사를 대변하는 듯 합니다.
회암사는 그냥 보통의 절이 아니고 고려 때는 전국 사찰의 총본사, 조선 때는 선종의 본찰이었답니다.
아울러 왕실의 비호를 받았던 대가람이었지요.
지공, 나옹, 무학대사 등 당대의 명승들이 두루 회암사를 거쳐 갔습니다.
이런 크고 중요한 절이 어느날 갑자기 역사 속에서 사라졌다니, 참으로 불가사의한 일입니다.^^;
다음 전시실로 넘어가면 조선왕실과 관련된 유물을 볼 수 있습니다.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가 회암사에 행차하던 모습을 재현한 인형입니다.
왕실에서나 쓰던 고가의 청기와와 중국자기가 회암사지에서 출토되었습니다.
그만큼 왕실과의 관계가 돈독했다는 뜻이겠지요.~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옆에는 회암사지 복원모형을 전시하고 있는데요.
45분의 1로 축소했지만 그 규모의 장대함이 생생하게 느껴집니다.
2층 난간에서 내려다 본 회암사지 건축모형입니다.
춘하추동, 사계절을 표현하는 음악과 영상이 계속 비추는지라 계속 보고 있으면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 한 느낌을 받습니다.
아래는 별이 빛나는 달밤입니다.^^
참, 2층으로 오르는 계단 벽도 예쁘게 꾸며 놓았는데, 마치 소나무 숲을 지나는 것 같습니다.
2층 전시실은 꽤 넓습니다.
이곳에는 엄청난 양의 도자기류가 진열되어 있습니다.
범자(산스크리트어)가 도안된 기와류는 물론
한자가 적힌 수많은 자기, 도기조각을 볼 수 있습니다.
회암사에 있던 서승당이란 건물 모형인데, 우리나라 최대의 온돌시설이 설치되었던 곳이랍니다.
대부분 조각이지만 불상관련 유물도 볼 수 있습니다.
상설전시실 끝에는 별도의 공간이 있는데요.
이곳에서는 그 동안 진행된 회암사지 발굴작업의 성과를 되돌아 보는 작은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전시기간은 2014년 9월 2일부터 12월 7일까지.
회암사지의 약사를 유물 혹은 그림, 사진을 통해 연대기 식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옛 사진과 함께 신문 형식으로 회암사지의 모습을 보여주는 자료.
마지막부분에서는 발굴작업 진행과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작지만 알찬 특별전시를 구경하고 문화체험실로 갑니다.
문화체험실에는 직접 손으로 만지면서 회암사와 관련된 것들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자료가 많습니다.
2층 마지막 공간은 기획전시실입니다.
기획전시실에서는 2014년 6월 24일부터 10월 12일까지
“마루장식 기와 – 건물의 위용과 품격을 담다”라는 기획전이 진행됩니다.
마루장식은 기와지붕에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궁궐 건물의 지붕이 대표적이지요.
삼국시대부터 시작되었다는 마루장식은 고려, 조선을 거치면서 일정한 양식을 갖추게 됩니다.
줄지어 늘어서 있는 잡상.
어처구니라고도 부르는 잡상은 마루장식 중에서도 친숙한 것입니다.^^
청기와로 만든 토수도 있군요.
작은전시 못지않게 알찬 볼거리가 있는 기획전시실을 천천히 살펴 본 후 나가려던 차에 출구 오른쪽으로 통로가 보여서 들어가 봤습니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아늑한 휴게공간이 자리잡고 있었네요.^^
휴게실에서 잠시 쉰 후 회암사지박물관 관람을 마쳤습니다.
박물관만 보고 가면 섭섭하겠죠?
박물관 뒷편 오솔길을 따라 회암사터를 보러 갑니다.
아직 발굴이 진행되고 있어서 안쪽까지 들어가 보지는 못하구요.^^;
왼쪽 윗편에 있는 회암사지 전망대에 올라 주변을 살펴 봤습니다.
전망대에는 안내판도 있습니다.
이 넓은 곳을 한 장의 사진으로 담는다는 건 불가능.
3 ~ 4번 나눠서 이어붙이기 해야 전경을 담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저 아래 박물관이 아주 작아보이네요.^^;
비록 터만 남았지만 장엄하기 그지없는 회암사 옛터를 조망해 보고 이날 여정을 마쳤습니다.
양주로 여행가시면 잊지말고 찾아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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