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에서 만든 도보여행길, 삼남길.
이번에 소개해 드리는 곳은 다섯번째 길은 중복들길입니다.
중복들길은 수원 서호공원 북쪽 입구에서 시작해 화성시 경계인 배양교까지 걷는 8킬로미터 구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편도 2시간 내외면 충분히 걸을 수 있는 비교적 쉬운 도보여행길입니다.
경기옛길 삼남길 홈페이지 http://ggoldroad.ggcf.or.kr/
서호공원은 대중교통으로 다녀오기 아주 편리합니다.
수도권광역전철 1호선(경부선) 화서역에서 내린 후 5.6번 출입구로 나가면 서호꽃뫼공원으로 바로 연결됩니다.
서호꽃뫼공원을 가로질러 남서쪽 출입구로 나가면 서호천제방길과 만나고, 거기서 왼쪽(정방향 남쪽)으로 조금만 걸으면 서호공원 북쪽, 새싹교와 만납니다.
새싹교 주변에는 삼남길과 수원팔색길 관련 안내표지가 여러 개 서 있습니다.
서호공원은 삼남길 제4길 서호천길 종점이면서 제5길 중복들길 시점이기 때문에, 진행방향상 제4길 안내판을 지나 길을 건너면 제5길 안내판이 바로 있습니다.
옆에 수원 팔색길 표지도 같이 있으니 잘 봐 뒀다가 다음에 걸어 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중복들길 전체 경로를 살펴 본 후 안내표지를 따라 본격적인 도보여행을 시작합니다.
이른 아침 출발을 해서 그런지 가을안개가 자욱하더군요.
그래서 뜻밖의 환상적인 풍경 속에서 길을 걸을 수 있었습니다.
보이는 장면 하나 하나가 예술입니다.^^
서호 동쪽 산책로를 따라 시계방향으로 걷다보면 제방과 연결되는데, 그곳에서 첫번째 삼남길 이야기를 볼 수 있습니다.
제방에서 서호 북쪽을 바라봤을 때, 서쪽에 산 하나가 보이는데 거기가 여기산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백로서식지로 유명한 곳인데, 그곳 백로들이 서호와 서호천 주변에서 먹이활동을 많이 한다는군요.
제방 아래, 그러니까 수원역방향(남쪽)으로는 농촌진흥청의 작물시험장이 있습니다.
반듯반듯 선을 그어 놓은 것 같은 농로 사이로 벼가 자라고 있는데, 추수를 한 곳도 군데군데 보입니다.
시계방향으로 서호 한바퀴를 돌 때 제방길을 걷다보면 왼쪽은 논, 오른쪽은 호수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어서 그 느낌이 독특합니다.^^
정조 때 만든 인공저수지인 축만제, 즉 지금의 ‘서호’는 그 역사를 증명하는 듯 한 고목들이 군데군데 자라고 있어서 장관을 연출합니다.
제방길이 끝나면 마치 기차가 지나는 철교처럼 독특한 형태의 작은 다리, 축만교가 나오고, 그 길 왼쪽 낮은 언덕에는 항미정이 있습니다.
항미정은 이번 길의 중요 볼거리 중 하나로, 수원시 향토유적 제1호이기도 합니다.
정자의 이름은 중국의 시인 소동파가 지은 시의 한 구절, ‘서호는 항주의 미목같다’에서 따 왔다고 합니다.
구조(모양)가 특이한데요.
기역(ㄱ)자와 니은(ㄴ)자를 위.아래로 바로 연결해서 붙여 놓은 것 같은 느낌을 준답니다.
항미정에는 도장보관함이 있습니다. 여기에서 삼남길 지도에 도장을 찍은 후 다음 목적지로 향합니다.
서둔교까지 이어지는 제방길은 좌우 나무가 하늘을 가릴 정도로 빽빽하게 자라고 있어서 그 모습이 장관입니다.^^
서둔교에 다다르면 다리 왼쪽으로 내려가는데, 여기서부터는 길 끝까지 거의 서호천을 따라 걷게 됩니다.
서둔교 아래 교각에는 거대한 잉어 두 마리가 마주보고 있는 벽화가 있습니다.^^
다리 지나자마자 오른쪽 제방 위에 보이는 건물이 서둔동 주민센터(동사무소)입니다.
화장실이 급한 분들은 이곳을 이용하시면 되구요.
주민센터에 수원여행 관련 자료가 몇 가지 있으니 참고하세요.
이 구간 천변길에는 풀밭이 넓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수크렁과 강아지풀을 많이 심어놔서 가을에 특히 볼 만 합니다.
다음에 만나는 다리는 농대교라는 이름의 작은 다리인데, 교각 중간에 수위표가 있어서 이채롭습니다.
농대교를 지나면 풀밭이 줄어들어 서호천과 더 가깝게 길이 나 있는데요.
다리에서 멀지 않은 곳에 거대한 나무가 자리잡고 있어서 시선을 확 사로잡습니다.
처음에는 느티나무인가 했는데, 가까이 다가가보니 버드나무더군요.^^
두 그루 고목이 나란히 서 있는데, 그 중 한 그루는 땅 가까이에서 줄기가 좌우로 갈라져서 두 그루처럼 보입니다.
버드나무를 지나면 철교로 보이지만 차도인 성매교란 작은 다리를 지나고, 다음에는 공구단지와 수원역고가차도를 연결하는 벌말교와 만납니다.
벌말교 아래에는 이 지역에서 창업을 한 선경그룹(SK그룹)에 관한 이야기판이 있습니다.
지금 주변은 대규모 자동차복합단지가 개발되고 있는 중이라 어수선합니다.^^;
다리를 지나면 길이 제방 아랫길(수변길)과 윗길로 갈라지는데, 어느쪽으로 걸어도 상관은 없습니다.
제방 윗길에서는 길 오른편으로 공사가 한창인 개발지구가 걷는 내내 보이니, 이런 풍경 별로인 분들은 수변길을 이용하세요.^^;
다만 수변길은 평고교라는 다리 가기 전에 제방 위로 올라가야 합니다.
더 이상 잘 정비된 수변길은 없고, 이후로는 흙길로 연결됩니다.
주변에 걸려 있는 현수막을 보니 하천정비공사를 진행하기로 한 모양입니다.
시간이 더 지나면 산뜻한 수변길을 계속 이어서 걸을 수 있게 될 겁니다.
평고교는 작은 다리지만 다리 가장자리 모양이 독특해서 한 번 더 살펴보게 됩니다.
수원화성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것 같지요?
평고교 다음에 만나는 다리는 중보교. 국도가 지나는 다리기 때문에 폭이 꽤 넓습니다.
다리는 계단을 따라 아래로 내려간 후 다시 계단을 따라 위로 오르는데, 여기서 부터 옛 수인선철길까지는 풀숲을 지납니다.
이런 길은 산에서나 볼 법 한데, 아주 특이한 경우네요.
다행스럽게도 수인선철교가 가까워지면 주변이 말끔해집니다.
수인선은 수원과 인천을 연결하던 협궤열차 노선으로, 지난 1995년 12월 31일을 끝으로 운행을 중단했습니다.
이후 한동안 선로는 방치되어 있었지요.
안산 구간인 중앙역과 고잔역은 철길을 공원처럼 꾸며 놓기도 했습니다.
최근 수인선은 협궤열차가 아닌 전철로 재탄생했는데, 아직 수원역-한대앞역 구간은 미개통으로 공사가 한창입니다.
수인선 철교를 지나면 차가 다니는 도로를 따라 걷습니다.
좁은 길에 차가 많이 다니니 주의하며 걸으세요.
좁은 길 오른쪽에 큰 길이 나오면 그쪽으로 방향을 잡습니다.
횡단보도를 건너면 잘 꾸며놓은, 그리고 제법 넓은 근린공원이 나오는데요.
여기가 고색 중보들공원입니다.
공원 안에는 생활체육시설과 공연장 등이 있으며, 고색동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며 문화체험공간으로도 활용하는 ‘고색향토문화전시관’도 있습니다.
향토문화전시관 원형 쉼터에는 둥그런 벽면을 따라 지역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걸어 놨는데, 수인선 협궤열차 사진도 한 장 있으니 잊지 말고 찾아보세요.~
전시관 안으로 들어서면 고색동의 역사를 시작으로 지역사와 전통문화, 그리고 미래상에 대한 소개가 이어집니다.
이곳 ‘고색’은 우리나라 농협(농업협동조합)이 처음 만들어진 곳이기도 하다는군요.
민속줄다리기는 모형을 함께 진열해 놓았습니다.
전시관 내 휴게공간에는 수원 관광 자료가 꽤 많은데요.
뜻밖의 수확을 거뒀네요.~
바로 의주길과 영남길 지도였습니다.
이로써 경기옛길 세 가지 지도를 모두 확보했습니다.
고색동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를 읽어 본 후 다시 삼남길을 따라 걷습니다.
상큼한 산책로를 걷다보면 길을 건너라는 표시가 나옵니다.
횡단보도를 건너 골목길 끝까지 가면 다시 서호천과 만나는데요.
오른쪽 윗편으로 보이는 다리가 평리교입니다.
평리교 건너자 마자 수원비행장에 대한 이야기판이 보입니다.
여기서부터 한동안은 수원비행장과 서호천 사이 담장길을 걷게 되는데, 비포장 농로이니 날씨가 궂은 날에는 걷기 힘들답니다.
부대 담장이 끝나는 지점에서 왼쪽을 보면 드넓은 평야, 들판이 눈에 들어 오는데, 여기가 이번에 걷는 길의 제목이 된 ‘중복들’입니다.
한동안 천변을 따라 시야가 좁은 공간을 지나다가 여기에 다다르면 갑자기 시야가 탁 트이는 느낌을 받습니다.
정말 넓죠? ^^
이후 배양교까지는 걷기 무난한 포장된 제방길이며, 서호천은 황구지천과 만나 황구지천으로 이름이 바뀝니다.
이윽고 종점인 배양교에 다다르는데요.
배양교는 경기도 수원시와 경기도 화성시의 경계가 되는 다리랍니다.
다리 건너기 전에 이렇게 삼남길(삼남대로)에 대한 이야기판을 마련해 놨습니다.
다리를 건너면 제6길 화성효행길에 대한 이야기판과 시 경계 표지판이 다리 좌우로 서 있습니다.
여기까지, 경기옛길 삼남길 다섯번째 길인 중복들길을 걸어 봤습니다.
전 구간 산 없이 천변 혹은 평지를 따라 걷기에 상대적으로 부담없이 걸을 수 있는 도보여행길이네요.
차도를 걸을 때와 비포장로를 걸을 때만 주의하면 즐거운 걷기여행이 될 겁니다.
날이 더 추워지면 겨울철새들이 찾아와 또 하나의 볼거리를 제공하니, 기회되시면 한 번 걸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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