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광명의 중심부는 해발 1~200미터 전후의 산이 남북으로 길게 이어집니다.
도덕산, 구름산, 가학산, 서독산,
오르기에 부담없고 걷기에도 부담없는 능선길을 따라 종주를 할 수도 있는데요.
이번에는 가장 북쪽에 있는 도덕산 산책로를 걸어보았습니다.
도덕산 산책로는 지하철 7호선 철산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북쪽 입구가 있습니다.
남쪽 입구는 밤일육교라는 곳에 있는데요.
저는 귀가하기 편하게 밤일육교, 그러니까 도덕산 등산로 남쪽에서 출발하여 북쪽으로 걸었습니다.
밤일육교 가까이에는 7번 시내버스 정류장이 있습니다.
7번버스는 KTX광명역과 광명스피돔을 연결하는 노선이며, 밤일육교를 지나는 유일한 버스랍니다.
만일 이 버스를 이용하지 못한다면 정방향 동쪽에 있는 영서전력소 정류장을 오가는 버스를 이용하면 됩니다.
상대적으로 경유하는 노선이 많으며 상세 노선정보는
영서전력소 정류장에서 밤일육교까지는 걸어서 20분 내외 거리.
지방도이지만 아주 다행스럽게도 인도가 있답니다.
오가는 차량 신경 안쓰고 육교까지 걸어갈 수 있지요.^^
정류장에서 내려 정방향 남쪽에 있는 ‘밤일로사거리’까지 간 후 왼쪽(정방향 동쪽) 길을 따라 걸으면 됩니다.
대로라 멀리서도 육교가 보입니다.
밤일육교 가까이에 왔다면 일단 횡단보도를 따라 오른쪽으로 길을 건너 굴다리를 지납니다.
굴다리 지나자 마자 왼쪽에 등산로 안내도(이 글 맨 첫번째 사진)가 보이며, 그 뒤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습니다.
밤일육교 위로 오르는 길은 여기가 유일하니 다른 쪽에서 길 찾느라 헤매지 마세요.~
등산 안내도를 살펴보고 전체 경로를 확인한 후 위로 오릅니다.
밤일육교 주변은 최근에 정비를 해서 아주 깔끔합니다.^^
여기서 부터 종점까지는 북쪽 방향으로 거의 일직선으로 걷기만 하면 됩니다.
주변에 샛길이 참 많지만 그리 헷갈리지는 않습니다.
본격적인 산길에 접어들자 나무들이 빽빽하게 자라고 있군요.
정확하게 계산한 건 아니나, 제 경험으로 전체 등산로 2분의 3 이상은 이렇게 하늘을 가릴 정도로 숲이 울창합니다.
산림욕장이라고 부르지는 않지만 그렇게 부른다고 큰 무리가 없을 정도랍니다.^^
때때로 나무줄기에 붙은 이름표가 보여 이 나무가 뭔 나무인지 알 수 있습니다.
산을 걷다보면 줄기, 잎, 혹은 꽃이나 열매를 보고 무슨 나무인지 궁금할 때가 많습니다.
요즘 한창 피는 나무 꽃 중에 때죽나무꽃이 있는데요.
덕분에 이름을 알게 되었습니다.
드문드문 이런 이정표도 볼 수 있습니다.
주의할 점은, 도덕산 산책로는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걷기좋은 길”처럼 그렇게 친철하게, 구간구간 이정표가 설치된 게 아니라는 겁니다.
생각보다 이정표가 많이 없으니 혹시 갈림길에서 방향잡기 어려우면 다른 등산객에게 도움받으세요.
도심 속 산길이라 오가는 사람이 꽤 많은 편입니다.
도덕산 산길은 약 3킬로미터, 쉬지않고 걷기만 한다면 1시간에서 1시간 30분이면 주파할 수 있습니다.
그냥 길을 걷는 게 목적이 아니라면 유유자적 주변을 살펴 보면서 걸어보세요.
귀한 숲속 친구들을 제법 가까운 거리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쇠딱따구리가 나무를 쪼는 모습,
나무가지 사이에 숨어서 쉬고 있는 어치.
점점 보기 어려워지는 무당벌레,
이 친구는 정말 우연히 발견했습니다.
흔히 송충이라고 부르는 이 녀석, 다시 나무 위로 올라가려고 가는 줄에 매달려 아등바등하고 있네요.^^;
바위 위에서 쉬고 있는 나비 한 쌍이 정겹습니다.
앞만보고 정상만 향해 올랐다가, 무어 그리 급하다고 쏜살같이 아래로 내려온다면 못 볼 장면들이죠.~
천천히 숲속을 살펴 보면서 걸으세요.
산딸나무는 눈송이처럼 꽃을 피우고,
키큰 나무 아래에선 분홍빛 금낭화가 살랑살랑 바람결에 수줍게 흔들립니다.
세상구경 다 하면서 느릿느릿 것다보니 길 중간쯤 있는 도덕산 정상까지 오는데만 한 시간 조금 더 걸렸습니다. ㅎㅎ
정상에는 도덕정이란 팔각정자가 있어서 쉬어가기 좋습니다.
주변은 철쭉동산, 4월말 5월초에는 철쭉이 장관이랍니다.
정자로 오르는 계단 입구에는 도덕산이란 이름의 유래를 설명하는 안내판이 붙어 있습니다.
그 옛날, 이곳을 지나던 사신들이 산봉우리에 모여서 도와 덕을 논했다고 하여 도덕산이 되었다는군요.
전설의 고향이었습니다.^^
정상 왼쪽 아래에는 우주비행선 모양을 한 광명스피돔(실내 경륜장)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맑은 날에는 이렇게 반짝반짝 빛나지요.~
정자에서 360도 전방위 경치를 감상한 후 나머지 구간을 걷습니다.
중간중간 기암괴석도 많이 보이네요.~
무슨무슨 이름이 붙어 있고, 전설이 담겨 있을 법도 한데, 딱히 엮인 건 없습니다.^^;
웃고 있는 개 처럼 보입니다. 큰 귀가 축 늘어진 리트리버 같은.
진행방향상 하산부이지만 정방향으로는 북쪽인 이곳에는 약수터가 몇 곳 있습니다.
기회되시면 한 번 마셔 보세요.~
물이 콸콸콸콸 솟아나는 게 아니라서, 한 모금 정도 담는데도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더군요.
달달한 약수 한 사발 들이키고 남은 길을 걷습니다.
종점(철산동 쪽 출발점)에 가까워지면 아래로 이어지는 길의 경사가 생각보다 급합니다.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 정비공사 중이라 길이 많이 미끄러우니 주의하세요.
어느 정도 경사가 완만해 지면 길 한쪽에는 전나무, 맞은편에는 노각나무가 줄지어 늘어서 있습니다.
특히 노각나무는 6~7월에 탐스럽고 아름다운 꽃을 피웁니다.
올해는 더위가 일찍 찾아와서 그런지 5월에 벌써 폈네요.
얼핏 보면 동백꽃같지요?
동백나무 사촌쯤 되는지라 꽃도 잎도 닮았습니다.
노각나무꽃이 크기가 조금 더 작으네요.
가로수길을 지나면 또 한번이 급경사 길이 나오고,
그 끝에는 아름다운 야생초화원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계절이 애매해서 그런지 봄꽃과 초여름꽃이 함께 피어 있습니다.
화원 가장자리에서 청설모와 조우한 뒤 도덕산 산행을 마쳤습니다.
도심 속에서 마음껏 산림욕을 즐길 수 있는 도덕산, 기회되시면 한 번 찾아보세요.
마무리.
여기서 철산역까지는 가파른 언덕길을 따라 내려가면 되는데요.
아직 옛길 그대로라 골목길은 구불구불 이어집니다.
방향잡기 어려우면 친절한 동네 주민들에게 물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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