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에서 6월 사이, 봄은 절정을 넘기고 계절이 여름으로 바뀔 무렵,
우리 주변에서는 탐스럽고 향기도 고운 장미가 하나 둘 꽃을 피웁니다.
길가의 화단에, 학교 담장에, 주렁주렁 피어나는 장미는 사실 한 종류가 아닙니다.
어느날 문득, 이 장미는 이름이 뭘까 궁금했던 적 없으신지요? ^^
경기도에는 다양한 품종의 장미를 한 곳에서 살펴보고, 아울러 장미에 대한 다양한 상식도 알아볼 수 있는 장미정원이 여러 곳 있습니다.
이번에 소개해 드리는 곳은 경기도 고양시 호수공원 내에 있는 "장미원"입니다.
2013년 세종특별자치시에 거대한 인공호수공원이 완공되기 전까지, "고양 호수공원"은 동양 최대의 인공호수공원이었습니다.
넓은 공원 내에는 한국정원, 중국정원, 전시관, 조각공원, 습지생태원 등 다양한 시설이 있는데요.
장미를 주제로 꾸며 놓은 "장미원"도 그 중 하나입니다.
장미원은 지하철 3호선 정발산역에서 찾아가기 쉽습니다.
2번출구로 나오면 호수공원으로 이어지는 일산문화광장(일산문화공원)이 바로 보입니다.
광장 좌우 가장자리에는 아름다운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이 있는데요.
요즘처럼 햇볕이 강렬할 때, 풍성한 잎이 그늘을 만들어 주는 이 길을 걸으면 선선하고 기분도 상쾌합니다.
가로수길을 지나 구름다리를 건너면 오른쪽, 가로수 사이사이로 장미원 입구인 장미터널이 눈에 들어옵니다.
사진상으로는 잘 안보일 수 있으나 실제로 가서 보면 '아! 저기구나' 느낄 정도로 가깝답니다.^^
장미터널 왼쪽에는 호수공원 안내도가 있으니 한 번 살펴 보고 들어가세요.~
터널이 끝나면 오른쪽으로 장미원이 보입니다.
작년에 이곳에서는 장미축제가 처음으로 열렸지요.
올해는 청해진해운 세월호 참사의 여파로 축제가 별도로 열리지 않습니다.
장미는 고양시의 시화(市花), 고양시의 상징입니다.
선인장과 더불어 고양시 경제를 이끌어 가는 성장동력, 즉 화훼산업의 대표 작물입니다.
호수공원을 조성하면서 장미를 주제로 한 정원이 만들어진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겁니다.
참고로, 호수건너 맞은 편에는 선인장전시관도 있습니다.
장미원은 숫자 팔(8) 처럼 커다란 동그라미 두 개가 나란히 붙어 있는 모양인데,
이 곳에는 100 종류 이상, 2만 3천 본(그루)이 넘는 장미나무가 자라고 있답니다.
그중 한 곳, 그러니까 정발산역 쪽에서 찾아왔을 때 먼저 보이는 곳은,
가운데 비너스 상을 중심으로 기하학적인 통로 사이사이에 작은 장미꽃밭이 조성된 형태,
이어지는 정원은 가운데 커다란 분수가 있고, 그 분수를 중심으로 넓은 장미꽃밭이 있으며, 통로는 첫번째 정원보다 수가 적습니다.
분수를 중심으로 열십자(+), 가장자리를 따라 커다란 원 모양으로 통로가 나 있습니다.
보다 가까이에서 장미꽃을 구경할 수 있는 곳은 첫번째 정원입니다.
장미 이야기가 적힌 팻말이 곳곳에 있구요.
품종 안내판은 작은 꽃밭은 가운데, 꺾이는 부분에 꽂혀 있습니다.
장미는 왼쪽과 오른쪽이 다른 품종입니다.
아래 사진에서 왼쪽과 오른쪽 장미의 색깔이 조금 다른 게 느껴지시나요? ^^
예외가 있기는 하지만 이런식으로 같은 품종의 장미를 심어 놓았습니다.
그럼 몇 가지 품종 살펴 볼까요?
장미꽃이라고 하면 우리는 흔히 이런 붉은색 장미를 떠올립니다.
루지 메이앙
같은 모양인데 크기가 완전 작은 품종도 있습니다.
스칼렛 메이딜란드란 품종인데, 오백원짜리 동전 정도 크기입니다.^^
두 가지 색깔이 섞여 있는 장미군요.
노랑 바탕에 가장자리는 연분홍입니다.
플로리다
아주 복잡한 색깔을 지닌 이 꽃은 캔디 스트라이프.
이 꽃도 과연 장미일까?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슈퍼 엑셀사.
크고, 작고, 희고, 붉고, 노랗고.
형형색색 장미꽃 하나하나 살펴 보다 보면 시간가는 줄 모릅니다.
가장자리부터 정원을 빙글빙글 돌다 보면 어느새 가운데, 비너스상과 마주하게 됩니다.
'나 여기 왔다'는 증명 사진은 보통 여기에서 찍죠.^^
비너스상을 본 후 다음 정원으로 넘어갑니다.
이곳은 앞서 본 정원과는 다르게 꽃밭이 넓게 조성되어 있습니다.
꽃밭 안으로 들어가는 통로가 없기에 멀찌감치 서서 장미를 감상합니다.
가장자리를 따라 크게 한 바퀴 돌면 그나마 가까이에서 장미꽃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이 진한 노란색 장미는 프리지아.
프리지아란 꽃이 따로 있는데 이런 이름이 붙은 것은, 아무래도 꽃 색깔 때문이겠지요? ^^
빙산처럼 하얀 아이스버그.
흰 바탕에 가운데 부분이 연분홍인 이 꽃은 아스피린 로즈.
아스피린 하면 약(진통제) 이름인데, 내력을 찾아보니 실제 아스피린 제조사와 관련이 있다는군요.
흰색 계열의 장미가 눈길을 끄는 두 번째 정원에는 볼만한 조형물도 여럿 있습니다.
작년 축제 때는 화려하게 장식되었던 장미 하트.
이번에는 별 다른 장식 없이 좌우로 아래에서 부터 덩굴 장미가 자라고 있습니다.
몇 년 더 지나면 완전히 하트를 감싸겠군요.~
시간대에 따라 시원스런 물줄기가 솟아오르는 원형 분수.
여유롭게 정원 곳곳을 살펴보고 장미원 구경을 마쳤습니다.
그냥 돌아가면 섭섭하니까 장미원 주변을 잠시 산책해 봅니다.
어느덧 계절은 여름.
푸르름이 짙어지고 있습니다.
수련은 벌써 꽃을 피웠군요.~
수련 가까이로 용왕급 잉어들이 무리지어 다닙니다.
호수공원의 또 다른 아름다움을 살펴보고 이날 일정을 마무리 했습니다.
기회되시면 고양 호수공원 장미원 한 번 찾아보세요. 무료관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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