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변에 우뚝 솟은 오두산.
통일전망대가 있는 그 오두산의 오른쪽 길 건너편에는 통일동산이 있습니다.
낮은 봉우리 두 개가 이어진 이 야트막한 산에는 지난 2011년 9월, 둘레를 한 바퀴 걸어 볼 수 있는 둘레길이 조성되었는데, 이름하여 “살래길”입니다
살래길은 대중교통으로 다녀오기에 아주 편리합니다.
서울에서는 지하철2호선 합정역과 헤이리예술마을을 연결하는 2200번 광역버스를 타면되고,
경의선 전철을 이용할 경우 대화역, 금촌역 등을 경유하여 통일동산까지 오는 900번 경기버스를 타면 됩니다.
유승앙브와즈(유승아파트) 109동 정류장에서 내리면 길 건너 살래길 입구가 바로 보입니다.
입구에는 살래길 구간 안내도가 있습니다.
둘레길은 크게 두 구간으로 나뉘며, 총 길이는 4.2킬로미터, 걸어서 2시간 내외면 한 바퀴 둘러볼 수 있는 부담없는 산길입니다.
산 남쪽길이 2구간, 윗쪽길이 1구간인데요.
이곳에서 출발을 하면 2구간을 먼저 걸은 후 검단사 갈림길에서 1구간을 따라 되돌아오게 됩니다.
입구에서 조금만 안으로 걸어들어가도 바로 옆 큰 길이 안보일 정도로 숲이 울창합니다.
이날 날씨가 흐렸는데요.
하늘로 쭉쭉뻗은 키 큰 나무들이 많아서 맑은 날에도 그늘 아래로 걸을 수 있겠더군요.
봄꽃은 지고, 여름꽃은 아직 이른 시점이라 볼 수 있는 꽃 종류가 많지는 않았습니다.
한참 걷다가 처음으로 발견한 꽃은 하얀색 꽃잎이 4~5장 달린 으아리.
반가운 으아리꽃을 가까이서 살펴보고 다시 길을 걷다보니 정방향 남쪽으로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 건물이 살짝 보입니다.
조금 더 걸어가면 산 아래가 훤히 보이는 쉼터가 나옵니다.
시 한 편 적혀 있으니 쉬면서 읽어보셔도 좋습니다.
오호~
갑자기 수종이 활엽수에서 침엽수로 바뀌었습니다.
잎이 가늘고 길어서 그런지 늦은 가을 분위기를 풍기네요.
살래길을 걷다보면 때때로 능선을 종주할 수 있는 등산로, 즉 능선길로 연결되는 샛길을 볼 수 있습니다.
날씨가 선선해 지면 능선을 따라 걸어 보는 것도 좋을 겁니다.~
요즘같은 시기에는 햇볕이 강해서 다소 부담스럽습니다.^^;
그 흔한 새들도 잘 안보이던 차에, 또 하나 재미있는 친구를 목격했습니다.
넓직한 잎사귀 가장자리에 숨어있던 자벌렙니다.
이 녀석이 눈치 챘는지 생각보다 빠르게 달아나 버려서 그리 오래 구경하지는 못했네요.~
침엽수는 다시 활엽수로 바뀌고,
우거진 숲속은 온통 초록, 초록입니다.~
아이고,
이건 무엇에 쓰는 물건일까요?
여기에 누워있으면 산림욕 제대로 하겠습니다. ㅎㅎ
신기한 의자를 보고 고개를 돌리는 순간, 드디어 산새 한 마리를 제법 가까운 거리에서 만났습니다.
귀엽게 생긴 곤줄박이네요.^^
꽃, 애벌레(곤충), 산새까지 보고 나니 기분이 더욱 좋아졌습니다.
오르락 내리락 산길을 걷다가 경사가 심한 곳을 지나는데, 길 한쪽에 넓게 무리지어 핀 연보라빛 골무꽃이 보입니다.
이렇게 많이 핀 건 처음보네요.~
검단사 갈림길에 가까워오면 독특한 모양의 바위가 여기저기 눈에 들어옵니다.
전라북도 부안 변산반도에서 보던것과 비슷한 바위도 넓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아래로 내려가기 직전에는 한강하구를 조망할 수 있는 언덕이 있습니다.
습지와 모래톱이 함께 보이는 이 곳에 서니 가슴이 확 트이는군요.^^
마침 썰물 때라 물 위로 드러난 모래톱의 넓이가 상당합니다.
여기서부터는 길 좌우로 철쭉이 빽빽하게 자라고 있는데요.
한창 때가 지난지라 푸른 잎사귀만 보이는데, 간혹 피어난 한 두송이가 보석처럼 박혀 있습니다.
쉬엄쉬엄 걷다보면 검단사 입구 주차장이 나옵니다.
차가 있는 분들은 여기서부터 출발하면 주차 공간이 있어서 편할 겁니다.
한 바퀴 돌면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게 되니까요.~
주차장 맞은편에 살래길 1구간 입구가 바로 보입니다.
계단을 따라 오르면 작은 학습장으로 쓰기에 알맞은 크기의 공터가 나오는데요.
살래길을 걸으면서 관찰할 수 있는 동식물을 소개하는 안내판이 함께 마련되어 있습니다.
참고로, 나중에 여기 있는 동물 중에 한 종류를 만나게 됩니다.^^
본격적인 산책로로 들어서면 길이 왠지 푹신푹신한 느낌이 듭니다.
가만 살펴보니, 바닥에 나무를 잘게 썰어서 깔아 놨더군요.
사뿐사뿐 걷다보면 숲은 더욱 깊어집니다.
어라… 이 길은…
파주출판도시 뒷편에 자리잡은 심학산 둘레길에서 봤던 것과 정말 닮은 비탈길이 이곳에 있군요.
다리 아래로는 실개천이 흐르는데, 요즘 봄가뭄이 심해서 그런지 약수터로 착각할 정도로 아주 작은 물웅덩이만 보였습니다.^^;;;
아까 안내판을 보니 산토끼도 산다는데, 이 근처에 숨어 있으면 만날 수 있을까요? ㅎㅎ
울창한 숲길을 지나다가 갑자기 주변이 환해지는 느낌이 난다면 축구국가대표팀 훈련장(트레이닝센터)까지 오신 겁니다.
저 건너편 오두산 꼭대기에 있는 통일전망대까지 함께 보이지요.
이제부터는 숲길이 아니라 그냥 언덕길입니다.
높낮이 없이 평탄한 길을 걷다보면 길 오른쪽으로 웅장한 한옥건물이 나오는데요.
여기가 고려역사관 공사장입니다.
모양을 보니 거의 완성이 된 것 같은데, 공사는 꽤 오래 중단되고 있습니다.
비탈길을 돌아가면 넓직한 초원이 나오고, 곳곳에 금계국이며 샤스터데이지가 무리지어 피어 있습니다.
숙박시설이 모여있는 쪽으로 빠지지 말고 언덕을 돌아 계속 길을 걷습니다.
머지않아 다시 숲길과 만나게 됩니다.
숲이 깊어지면 독특하게 자란 나무줄기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나무의 정령’도 볼 수 있지요.^^
한참을 걷다가 드디어 살래길에서 만날 수 있는 동물 중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너구나! 청설모~
내심 고라니를 기대했으나, 그래도 이게 어딥니까?
아니 이것은 또 무엇인가???
무언가 적혀 있기에 읽어 봤더니, 근처 어린이집에서 만든 해적소굴(?)이었습니다.
산중에 해적소굴이라니, 독특하군요.~
평탄하던 길이 오르막으로 변하면 전망대가 가깝다는 뜻입니다.
작은 표지판을 따라 걸으니 시야가 확 뚫린 전망대가 보입니다.
통일동산은 해발 200미터도 안되는 낮은 산입니다만, 시야를 가리는 높은 건물이나 산이 없다 보니 주변을 조망하기 좋습니다.
왼쪽에서부터 프로방스마을, 헤이리예술인마을, 파주영어마을이 한꺼번에 보이네요.
날씨가 좋으면 저 멀리 북한땅도 잘 보이겠습니다.
전망대에서 살래길 1구간 입구까지는 그리 멀지 않습니다.
내리막길을 따라 걷다보면 금방 도착합니다.
드디어 살래길 전 구간을 걸어 보았네요.~
참고로, 살래길이란 명칭은 신체 중 한 부위를 조금씩 움직인다는 뜻의 단어 “살래살래”에서 따 왔다고 합니다.
고개를 살래살래 흔든다, 뭐 이럴 때 쓰는 표현.
시 한 수 읽어보고 살래길 걷기를 마무리합니다.
이곳에서 2구간 출발점까지는 약 400미터 거리.
인도로 연결되기 때문에 부담없이 걸어갈 수 있습니다.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 혹은 헤이리마을 나들이 올 때 살래길도 함께 걸어보세요.~
부담없이 걸어 볼 수 있는 즐거운 산림욕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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