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강의 보물, “봉미산 신륵사”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강가에 자리잡고 있는 천년고찰입니다.
전하는 이야기로는 신라 진평왕 때 원효대사가 연못에서 아홉마리 용이 승천한 것을 보고 그 자리에 신륵사를 지었다고 하는데요.
신륵사가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건 고려의 고승 “나옹선사” 때 부터입니다.
실제 나옹선사는 강가 바위 위에 지은 강월헌에서 입적하셨답니다.
신륵사 일원은 국민관광지로 일찌기 개발되었고, 여주 도자세상이 조성되면서 볼거리가 더욱 풍성해 졌습니다.
여주시에서 열리는 축제는 대부분 이곳을 주행사장으로 이용합니다.^^
아울러 대중교통으로 다녀오기도 아주 편리하지요.
여주버스터미널 가까이에 있는 버스정류장에서는 신륵사를 경유하는 버스가 수시로 다닙니다.
경유지가 많지 않아서 10분 내외면 신륵사 관광지 입구 정류장에서 내릴 수 있습니다.
도자세상을 가로질러 걷다보면 신륵사의 일주문이 보이는데요.
입장료를 받기 때문에 일주문 오른쪽에 있는 매표소에서 표를 구입하고 들어가야 합니다.
7세 미만 어린이와 65세 이상 노인은 무료이며, 대한불교조계종 신도증을 제시하는 사람도 무료입장 가능합니다.
신도들이 수시로 드나드는 “절”이다 보니 따로 입장.퇴장 시간이 적혀 있지는 않습니다.~
일주문을 지나서 앞으로 나아가면 왼쪽에 사찰문화체험(템플스테이) 건물이 보이고, 조금 더 나아가면 불이문이 보입니다.
따로 사천왕상이 지키고 있지는 않습니다.
불이문 지나자 마자 오른쪽에 단청도 입히지 않은 소박한 누각이 보입니다.
현판(건물 이름을 적은 나무판)도 없는 이 건물은 보제루.
건물 자체는 밋밋해 보이지만, 누각 안에서 보는 바깥 풍경, 즉 여강의 모습은 아름답기 그지없습니다.^^
비림(碑林)을 지나면 본격적으로 신륵사의 건물들이 나옵니다.
오른쪽에 보이는 작은 정자는 “세심정”이란 우물.
근데 가만 보면 청자정이란 현판이 하나 더 붙어 있습니다.
두 개의 이름을 가진 우물, 재미있네요.~
어떤 연유로 이렇게 된 걸까요? ^^
신륵사로 들어오면 사람들은 십중팔구 여기서 직진해서 강월헌으로 갑니다만,
저는 예전에도 그랬던 것 처럼 시계방향으로, 맨 왼쪽에 있는 관음전 부터 살펴봅니다.
“관음전”은 불교 신도가 아니어도 한 번쯤 들어 봤을 “관세음보살”을 모신 불전입니다.
신륵사의 관음전은 ‘한국 33 관음 성지’ 가운데 하나 이기도 하지요.
보살에 성별은 없다고 하는데, 자비의 화신이라 불리는 관세음보살은 여성스러운 분위기를 풍깁니다.
불전 밖에는 보통 불화를 그려 놓는데, 관음전의 불화는 대부분 우아한 느낌을 줍니다.
관음전 위에는 “봉송각”이란 작은 불전이 있습니다.
사십구재 등을 마치고 마지막으로 고인을 전송하는 전각이라는데, 석탑에 시주한 동전 모은 것과, 보살 두 분의 시주를 합하여 만들었다는군요.
봉송각 바로 앞의 명부전과, 명부전 옆의 조사당, 이 두 건물은 지금 공사중입니다.^^;
신륵사에는 보물이 참 많은데요.
보물 제180호인 조사당은 신륵사의 여러 건물 중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곳으로, 지공, 나옹, 무학 세 분 스님의 영정을 모셔놓은 곳입니다.
당분간 볼 수 없다니 아쉽습니다.
조사당 앞 6백년 묵은 향나무 고목을 보고, 뒷편 언덕에 있는 부도 둘을 살펴 본 후 산신을 모신 삼성각으로 갑니다.
삼성각(산신각)은 신륵사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불전입니다.
이곳에서는 바로 아래 극락보전을 비롯하여 신륵사 전체를 조망할 수 있지요.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128호인 극락보전은 위로 치솟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불전입니다.
실제로는 좌우로 긴 일반적인 건물이나, 현판의 네 글자를 정사각형 틀에 모아 놓아 좌우보다 상하에 무게가 실려 있습니다.
처마 끝 네 귀퉁이를 지지하는 나무기둥이며, 극락보전 앞에 우뚝 서 있는 보물 제225호 다층석탑이 건물의 웅장함을 더합니다.
앞서 봤던 보제루 처럼, 구룡루에서도 막힘없이 사방을 조망할 수 있습니다.
건물 안쪽에는 독특한 문양의 단청, 그림, 그리고 현판이 걸려 있으니 하나씩 하나씩 살펴 보세요.~
극락보전 왼편에는 심검당이란 건물이 있는데, 명부전, 조사당이 공사중이라, 그 중 명부전의 현판을 여기에 함께 붙여 놓았습니다.
이런 모습 다음에 다시 보기 어렵겠지요? ^^
심검당 앞에는 절에서 기르는 삼살이 두 마리도 함께 볼 수 있습니다. ㅎㅎ
심검당에서 강쪽으로 바라보면 수령 660년이 넘은 은행나무 고목이 있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부러진 가지 하나가 기도하는 사람의 형상처럼 보이는데요.
이를 ‘신륵사 은행나무에 오신 관세음보살님’이라 부른답니다.
어떤가요? 닮았나요?
은행나무를 지나 왼쪽 길로 들어가면 신륵사에서 가장 인기있는 건물인 “강월헌”이 바로 보입니다.
뭐 말이 필요 없습니다. ㅎㅎ
신륵사를 대표하는 장면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 곳을 선택하는 이유는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여기에 서 보면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여강은 여주 지역에서 남한강을 이르는 말입니다.
그래서 신륵사를 ‘여강의 보물’이라고도 하는데요.
잔잔한 물결에 보석처럼 빛나는 햇살을 이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여강의 아름다움을 만끽한 후 바로 뒤에 있는 다층전탑으로 갑니다.
벽돌로 쌓은 전탑은 석탑에 비해 그 예가 적은 편이지요.
보물 제226호입니다.
전탑 뒤에는 대장각기비가 있습니다.
이 또한 보물 제230호로 지정된 고비인데, 고려말 목은 이색이 대장각을 짓게 된 경위와 당시 상황을 소상하게 새겨 놓은 것입니다.
대장각기비 오른쪽에는 산길이 있는데요.
이 길은 보제존자석종이 있는 곳까지 이어집니다.
석종 찾아가는 길은 이쪽 산길로 넘어가거나, 조사당 뒷편 계단으로 올라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조사당 뒷편으로 올라가는 길을 소개해 드릴게요.
계단이 길어 보이지만 막상 올라보면 그리 길지 않습니다.
계단 끝에서는 바로 석종과 부도 등이 보이지요.
이곳에는 보제존자, 즉 “나옹 선사”의 석종비, 석종 앞 석등, 석종, 이렇게 세 가지 보물이 나란히 놓여 있습니다.
처음에는 헷갈리는데, 안내판을 잘 읽어보면 각각 어떤 유물인지 쉽게 이해가 됩니다.^^
나옹선사와 관련된 유물을 살펴보고 다시 아래로 내려와 범종각으로 갑니다.
범종각은 예불에 쓰이는 각종 불구를 보관하는 전각입니다.
범종을 비롯하여 법고, 목어, 운판 등 불전사물을 모두 볼 수 있습니다.
범종각을 끝으로 신륵사의 불전과 보물을 두루두루 살펴 보았습니다.
돌아가는 길에는 강변을 따라 걸어보세요.
신륵사 앞은 조선시대 4대 나루 중 하나인 조포나루가 있던 곳이랍니다.
요즘은 물자운송보다는 관광용으로 운행되는 황포돛배도 여러 척 볼 수 있습니다.
산책로를 걷다보면 조포나루터 비석은 물론, 안타까운 사연을 담은 위령비가 눈에 들어옵니다.
1963년 가을, 이곳으로 수학여행 온 안양 흥안국민학교 학생들이 침몰사고를 당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위령비문을 읽어보고 잠시 묵념을 한 후 신륵사 여행을 마쳤습니다.
신륵사 들어오는 길목에 있는 신륵사 관광지, 여주도자세상 일원에서는 2014년 9월 20일부터 10월 12일까지 여주도자기축제를 합니다.
시간이 맞으면 함께 구경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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