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관광주간 코스 10 길 끝에 놓인 행복을 찾는 여행] 상운사 편

 

 

수도 서울의 북쪽에 웅장하게 자리잡고 있는 삼각산(북한산)에는 크고 작은 절이 많이 있습니다.

그 중 북한산성 북문 오르는 길에 위치한 상운사는 신라의 고승 “원효대사”와 인연이 있는 절입니다.

상서로운 구름 속에 자리잡고 있는 절이란 뜻의 상운사(祥雲寺)는 경기관광공사에서 만든 “경기도 원효성지순례”에 포함되는 곳이기도 하지요.

전설에 의하면 삼각산에서 수행중이던 원효대사께서 창건했다고 합니다.

상운사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은 북한산성 입구에서 출발하는 겁니다.

서울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 2번출구 버스정류장에서 704번, 34번, 8772번(주말맞춤버스) 시내버스를 타고 북한산성입구 정류장에 내립니다.

주 등산로를 따라 대서문을 지나 보리사 입구 갈림길까지 걷습니다.

보리사 입구 갈림길

갈림길에서 왼쪽, 원효봉 백운대 방향으로 계속 걷다보면 보리사 지나서 등산로가 이어집니다.

보리사 갈림길

약도로 보면 이렇습니다.

상운사 주변 약도

20분 정도 걷다보면 대동사입구 갈림길이 나옵니다.
여기서도 왼쪽, 원효봉 방향으로 걸어갑니다.

대동사 입구 갈림길

중간에 상운동교라는 나무다리를 지나 다소 가파른 등산로를 따라 걷다보면

상운동교

오른쪽으로 올라가는 돌계단이 보입니다.
표지판에 “등산로없음”, 그 아래에 “상운사”라고 적혀 있는지라 이 앞에서 망설이는 분이 꽤 많습니다.^^;
등산로없음이란 말 그대로 상운사를 ‘지나’ 다른 곳으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없다는 뜻이지요. 상운사까지는 길이 있답니다.

원효봉(북문) 쪽에서 백운대로 넘어가려는 분들은 아까 대동사입구까지 더 내려가야 하는데, 이 길이 중간 샛길인줄 알고 이리로 많이 들어갔다가 되돌아 오기도 합니다.

상운사 입구 갈림길

돌무지를 지나 상운사까지 이어지는 길은 그리 길지 않은 오솔길인데, 주변에 상수리나무가 엄청 많습니다.
그래서 이 계절이면 길 위에 떨어진 도토리를 흔하게 볼 수 있지요.

돌무지

다시 돌계단이 보이고, 길 끝에는 일주문 대신 안내판이 보입니다.

상운사 입구

정면으로 보이는 건물은 천불전.
입구는 다른곳에 있기 때문에 우선 절 앞마당까지 올라갑니다.

천불전

상운사는 작은 절이라 건물이 많지 않습니다.
마당에 올라 정면으로 보이는 불전은 대웅전.
대웅전은 요즘 보수공사가 한창입니다.

상운사 대웅전

대웅전 앞에는 전체 가람 배치도와 상운사에 대한 안내판이 있습니다.
앞서 원효대사와의 인연을 소개해 드렸는데요.
실제 기록으로 남아있는 상운사의 역사는 북한산성 축성과 맥이 닿아 있습니다.
조선후기까지 승군이 주둔했고, 이후에도 지속되다가 한국전쟁 때 큰 피혜를 입어 폐사나 마찬가지인 상황까지 갔답니다.
이후 재건하여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상운사 안내판

가람배치도

대웅전은 바깥쪽에 가로대가 설치되어 있지만 내부 관람, 참배에는 무리가 없습니다.^^;

대웅전

대웅전 오른편에 있는 건물 두 채는 스님들의 생활공간인 요사채입니다.
딱히 안으로 들어가서 구경할 건 없구요.^^;
다만 외벽의 불화가 볼만 합니다.
가을이라 코스모스가 배경이니 더욱 아름답네요.

요사채 벽화

요사채 앞에 천불전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습니다.
그런데, 절집 개 세 마리가 누워 있군요.^^;

절집 개들

다행히 순한 녀석들이라 천불전까지 무사히 내려갔습니다.

상운사 천불전

천불전 안에는 “목조 아미타 삼존불”이 봉안되어 있습니다.
아미타불 좌우로 관세음보살, 대세지보살을 배치했는데, 재미있는 점은 관세음보살만 제작년대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목조아미타삼존불 설명

다시 절집 개들을 지나 앞마당으로 올라갔습니다.

마당 왼쪽 끝에는 범종각이 있는데, 명칭은 “불음각”입니다.

여기에서도 재미있는 점을 발견할 수 있는데요.

당좌를 치는 당목의 모양 보이시나요?

매끈하고 곧은 원기둥형이 아니라 굵은 나무줄기를 끝부분만 다듬어서 달아 둔 것 같습니다. ㅎㅎ

이 당목으로 종을 치면 과연 어떤 소리가 날까 궁금해지더군요.~

불음각

불음각 뒷편에는 삼층석탑이 보이고, 석탑 오른쪽에는 향나무 고목이 보입니다.

이 향나무에는 영험한 기운이 있어서 아이 못낳는 사람이 기원을 하면 그 소원을 들어준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향나무 고목

향나무와 대웅전 사이에는 ‘천상천하유아독존’ 부처님 입상이 놓여 있습니다.

부처님 입상

부처님상과 향나무를 지나 좁은 통로를 돌아가면 약사굴(약사전)이 나옵니다.

약사굴 가는 길

약사굴에는 석조 불상을 모셔 놓았습니다.

약사굴

약사굴 왼쪽 뒤로 들어가면 암반으로 물줄기가 흘러 나와 샘을 이룹니다.

약사굴 뒷편

이 일대에 상수리나무가 많다고 말씀드렸지요?
통로에 떨어져 있는 도토리가 꽤 많은지라 잠시 주워서 모아 봤습니다.^^

도토리

약사굴 옆에는 삼층석탑이 있는데, 기단과 1층 탑신은 고려시대 중기에 만든 석탑의 일부라고 합니다.
이를 토대로 1999년 삼층석탑으로 재건했습니다.

삼층석탑

석탑을 끝으로 상운사 관람을 마쳤습니다.

원효대사의 전설이 스며있는 상운사는 원효봉, 염초봉, 백운대, 인수봉, 만경대, 노적봉 등 삼각산의 아름다운 봉우리를 두루 조망할 수 있는 조용한 숲 속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기회되시면 한 번 방문해 보세요.~

후기.
잠깐의 만남이었지만 저랑 친해진 누렁이는 제가 절을 떠날 때 문밖까지 달려와 저를 배웅해 줬답니다. :-)

“잘 지내. 다음에 또 보자~”

절집 누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