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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미술관

누구나 사연은 있다 - 2014 안산 경기도미술관 현대미술 동향전

by 초록배 2014. 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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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자주 가시나요?

올해부터는 매월 마지막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이라는 행사가 진행되어 무료 혹은 저렴한 비용으로 미술작품을 접할 기회가 더욱 늘어났습니다.

여러 시기의 미술작품 중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이 시기에 제작된 작품을 볼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습니다.
하지만 일반인들에게 “현대미술”이라고 부르는 요즘의 미술은 어렵기만 합니다.

작가에게 직접 듣거나, 학예사의 전시해설을 들어도 무언가 가슴에 와 닿지 않을 때가 있지요.^^;

경기도 안산시 화랑유원지 내에 위치한 경기도미술관에서는 이러한 작가와 관객과의 간극을 줄이고자 특별한 전시회를 마련했습니다.

제목은 “누구나 사연은 있다”.

전시기간은 2014년 7월 17일부터 9월 21일까지입니다.

경기도미술관 공식 홈페이지

전시실 입구

전시실 입구

경기도미술관이 있는 화랑유원지는 대중교통으로 다녀오기에 편리합니다.
서울지하철 4호선(안산선) 초지역(구.공단역)에서 내리면 걸어서 15분 내외.

한대앞역 등에서 버스로 환승하면 유원지 입구 ‘와스타디움.단원구청’ 정류장(번호 : 18223)에서 바로 내릴 수 있습니다.

자세한 버스운행정보는

경기도 버스정보시스템 공식 홈페이지


버스정류장에서 내리면 제3주차장, 화랑저수지를 지나 미술관까지 갑니다.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신대로, 화랑유원지 제2주차장은 청해진해운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분향소가 아니어도 화랑유원지 안팎은 추모관련 표지나 현수막으로 가득합니다. ㅠㅠ

추모 리본

추모 리본

연꽃이 한창인 요즘, 분위기 때문인지 화랑저수지 주변에는 인적이 드뭅니다.

화랑저수지 연꽃

화랑저수지 연꽃

저수지 옆 산책로를 따라 조금 더 걷다보면 길 왼쪽, 경기도미술관 건물이 눈에 들어옵니다.

경기도미술관 전경

경기도미술관 전경

경기도미술관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합니다.

매월 둘째, 넷째 월요일이 정기휴관일입니다(단, 공휴일과 겹치는 경우 개관).

관람요금은 성인 4,000 원, 초등학생과 청소년.군인 2,000 원, 미취학 어린이는 1,000 원입니다.

경기도민은 신분증 확인 후 25퍼센트 할인받을 수 있습니다.

전시가 열리는 기획전시실은 2층에 있습니다.

자동검표기를 지나 첫번째 보이는 전시실로 들어가면 됩니다.

전시실 입구

전시실 입구

안으로 들어가면 전시 기획 취지를 읽어 볼 수 있습니다.

전시 기획 취지

전시 기획 취지

이번전시에는 경기창작센터 입주작가 9명의 작품을 볼 수 있습니다.

관람객들이 보다 쉽게 작가의 작품 제작 의도를 파악할 수 있게, 작가별 전시실에는 모니터가 마련되었습니다.
작은 화면을 통해 작가 인터뷰를 볼 수 있지요.

작가별 인터뷰 영상

작가별 인터뷰 영상

첫번째 대형 작품들은 송명진 작가의 것입니다.

송명진 작가 작품

송명진 작가 작품

작가가 선택한 핵심개념은 “단순함과 단호함”입니다.
“느슨한 죽음”이란 제목의 이 작품.
단순함과 단호함이 느껴 지나요? ^^;
저는 식용 동물의 부속을 가는 줄에 늘어 놓은 듯한 이 그림을 보고 두 가지 단어가 어디에 대입되는 지 파악했네요.

느슨한 죽음

느슨한 죽음

다음은 차혜림 작가의 방.
작가는 소설과 영화를 쓰고 만드는 과정처럼 작품을 구상하고 설치했다고 합니다.
“일필휘지”라는 말처럼 처음부터 모든 것을 갖춘 후 단숨에 작품을 만들기 보다,
밑그림을 그린 후, 거기에 알맞은 대상을 찾고, 최적의 구도가 나올 때 까지 이리저리 작품을 배치해 보면서 최종적으로 작품을 완성합니다.

차혜림 작가 작품들

차혜림 작가 작품들

아코디언의 주름상자에서 착안한 설치 작품들.
음악을 시각화 한 이 작품들은 그림의 내용이 그림의 크기, 작품간의 거리와 연관되어 있습니다.

차혜림 작가 작품들

차혜림 작가 작품들

다음 방은 마치 종이를 이리저리 접어 놓은 듯한 느낌을 줍니다.
정승원 작가는 “선”을 핵심개념으로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평면적이기도 하고 입체적이기도 한 선은 양자의 경계, 현실과 가상 사이의 경계를 뜻하기도 합니다.

정승원 작가 작품

정승원 작가 작품

장은의 작가의 첫번째 작품은 소녀감성이 충만합니다.
핵심개념은 사랑.
아래 작품에서 주인공은 누구일까요?
오른쪽에 있는 못입니다.^^

작가는 전시회를 마친 후 작품을 철수하는 과정에서 벽에 박힌 못을 발견하고, 이 못을 주인공으로 작품을 만들고자 결심합니다.

주인공이 된 못은 더 이상 못이 아니라 사랑의 대상이 된 거지요.

사랑

사랑

못의 긴 그림자는 못을 사랑하는 사람을 뜻한답니다.

사랑

사랑

이어지는 작품은 윤민섭 작가의 가변설치 작품.
개인적으로 이번 전시에서 가장 인상적인 작품이었습니다.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형상화 했는데,
놀랍게도 앞, 옆, 뒤, 보는 각도에 따라 그 느낌이 완전히 다르답니다.
다만 같은 점은, 어느 방향에서도 사람들은 뒷모습만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람들

사람들

사람들

사람들

양정욱 작가의 방은 전체 전시공간 중에서 가장 안쪽에 있으며 가장 어둡습니다.^^;
작가는 “우리”라는 주제로 작품을 만들고 있는데요.
생활 속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작품에 담았습니다.
아래 세 개의 그림자는 작가가 물류창고에서 함께 일했던 세 사람을 나타낸 겁니다.
누가 누군지 모르고 일하다가 저녁 때가 되어서야 서로를 알 게 된 세 사람.
그림자는 계속 움직이면서 붙었다 떨어지기를 반복합니다.

저녁이 돼서야 알게 된 3명의 동료들

저녁이 돼서야 알게 된 3명의 동료들

전미래 작가의 작품은 설명을 봐도 난해합니다.^^;
제목은 숭고한 삼합.
삼합은 홍어삼합을 말합니다.
한 때 사회문제가 되었던 ‘사건’에서 영감을 얻어 구상한 작품이랍니다.

숭고한 삼합

숭고한 삼합

이어지는 전시공간은 요즘 인기있는 도보여행을 소재로 한 것 같았는데, 역시나 맞았습니다.
정혜정 작가는 서울 집에서 경기도 이천 작업실까지 88킬로미터를 4일간 걸어가면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작품으로 표현했습니다.

제목은 점의 기행.

점의 기행

점의 기행

기록은 문자로, 숫자로, 그림으로, 사진으로, 영상으로, 다양한 매체를 통해 표현됩니다.

점의 기행

점의 기행

마지막은 지희킴 작가의 전시공간.
작가는 유학시절 동양인으로서 느꼈던 열등감(결핍)을 작품에 녹였습니다.

서양 패션잡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금발미녀들의 사진이 근엄한(!) 학술서적 위에 놓여 있습니다.

불가능한 열망

불가능한 열망

부족한 영어실력으로 읽는데 애먹었던 책 위에는 그림은 물론 스티커가 가득합니다.

북 드로잉

북 드로잉

지희킴은 현실과 비현실, 풍족과 결핍이 공존하는 모순된 작품을 통하여,
역설적으로 희망의 메시지를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작품 제목이 “울지마요 당신(Don’t Cry Babe)” 이네요.

따뜻한 시선으로 당신을 바라보는 누군가가 반드시 곁에 있다는 뜻이겠지요.^^

돈 크라이 베이비

돈 크라이 베이비

이렇게 경기도미술관 2014 현대미술 동향전,

“누구나 사연은 있다” 관람을 마쳤습니다.

난해한 작품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근래에 본 현대미술 전시회 중에서는 그나마 이해되는 작품이 많았네요.^^;

현대미술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한 번 구경해 보셨으면 합니다.

사람들 중 일부

사람들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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