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박물관 미술관

콜라주 아트, 생각엮기 그림섞기 - 안산 경기도미술관 2014 크로스장르전

by 초록배 2014. 12. 16.
반응형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경기도미술관에서는 2014년 마지막 기획전으로 <콜라주 아트 - 생각엮기 그림섞기>를 준비했습니다.
20세기 초 파블로 피카소와 조르주 브라크가 처음으로 만들었다는 콜라주는 이질적인 재료의 결합입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21인의 작가가 다양한 콜라주 기법을 사용하여 제작한 작품들을 살펴 볼 수 있습니다.

전시기간은 2014년 11월 29일부터 2015년 1월 25일까지

경기도미술관 공식 홈페이지

 



경기도미술관은 대중교통으로 다녀오기에 편리합니다.
지하철 4호선 초지역에서 내리면 도보 20분 정도 걸립니다.
한대앞역 버스정류장에서 11, 23, 52, 66번 경기버스를 탄 후 단원구청 정류장에서 내리면 미술관과 더욱 가깝습니다. 걸어서 5분 정도 거리입니다.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정기 휴일은 매주 월요일입니다.
관람료는 성인 4천 원, 초등학생/청소년/군인은 2천 원, 미취학아동(4~7세)은 1천 원, 유아는 무료입니다.
경기도민은 신분증 확인 후 25퍼센트 할인받을 수 있습니다.



표를 구입한 후 2층 기획전시실로 올라갑니다.
이번 전시는 기획전시실 전체(A, B, C관)를 사용하는데 작품 사이 통로를 따라 가면 겹치지 않고 마지막까지 볼 수 있게 동선을 구성했습니다.

첫 전시실에서 콜라주에 대한 설명을 볼 수 있는데, 이후에도 다른 기법 설명을 몇 가지 더 볼 수 있습니다.
최초의 콜라주는 평면(2차원;2D)에 다른 재료(주로 종이처럼 얇은 것)를 오려붙이는 정도였다고 합니다.



마침 비슷한 작품이 설명 바로 옆에 있습니다(사진상 오른쪽 벽에 걸린 작품).
김명진 작 '이식된 영상-반영'이란 작품인데, 나이테를 탁본 뜬 후 그 위에 다시 한지를 잘게 조각내여 붙인 겁니다.
사람의 얼굴처럼 보이나요? 수면에 비친 얼굴을 표현한 것입니다.



김동유 작 '두개의 얼굴 - 이중섭'은 첫 느낌이 디지털프린트 같습니다만, 일일이 손으로 그린 회화 콜라주입니다.
작게 그린 이중섭의 초상은 모두 조금씩 다른 모습, 부분이 모여 또 다른 거대한 초상이 됩니다.



이이남 작가는 매체미술(미디어 아트)로 꽤 유명한 분이지요.
이번에 선보인 8폭 병풍은 그의 대표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화면에는 전통과 현재가 혼재해 있으며, 실상과 허상이 동시에 나타납니다. 마치 영화를 보듯, 사계절이 동시에 병풍 속에서 펼쳐집니다.
참고로, 부천 한국만화박물관에서도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전준호 작가는 남북문제에 초점을 맞춰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형제의 상은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앞뜰에 있는 한국전쟁 상징물입니다.
그런데 형제 중 한 명은 국군이고 다른 한 명은 북한군입니다.
현실의 동상은 서로 부둥켜 안고 있는데, 영상 속 형제는 따로 떨어져 허상을 안고 경쾌한 음악에 맞춰 춤을 춥니다.



권오상 작가의 작품은 꽤나 독특합니다.
보통 무거운 재료, 즉 돌이나 금속으로 제작하는 형상을 스티로폼 같은 가벼운 재료로 만들었습니다.
표면은 수많은 사진을 찍고 잘라서 붙인겁니다.
3차원(3D)으로 표현한 콜라주, 즉 아상블라주인 것이지요.



뒷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윤정원 작가의 '복(福;Fortune)'과 '스마일플래닛 샹들리에'도 재미있습니다.
여자아이들이 좋아하는 바비인형이 일상에서 구한 재료를 통해 갖가지 모습으로 재탄생했습니다.



오용석 작 '미래의 기억'은 몽타주 기법을 사용한 영상입니다.
공상과학영화(SF 영화) 속 장면을 현재의 비슷한 장소에 끼워 넣어서 만든 영상 속에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공존합니다.
미래까지?
그렇습니다. 과거에 만든 공상과학영화의 배경은 미래입니다.^^



배영환 작가는 역설을 작품에 녹였습니다.
화려하지만 그 화려한 뒷면에 숨어있는 화려하지 못한 존재, 혹은 삶들.
'아주 럭셔리하고 궁상맞은 불면증'은 얼핏 보면 화려한 샹들리에입니다만, 가까이 다가가서 보면 깨진 병조각, 유리조각의 집합임을 알 수 있습니다.



곽덕준 작가는 사진 연작을 선보였습니다.
1974년부터 2009년까지 미국 대통령이었던 사람들이 등장한 타임지에 본인의 모습을 담고 사진으로 남겼습니다.
지난 35년 대통령은 여러 번 바뀌었지만, 작가 자신은 나이만 들었을 뿐, 일상에는 큰 변화가 없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박용석 작가는 평범함 속에서 특이한 무언가를 발견했습니다.
개발의 시대에 빽빽하게 들어선 평범한 주택가의 사진은 얼핏 비슷해 보이지만 다른 점이 있었습니다.
바로 건물 옥상마다 설치된 물탱크.
신기하게도 서울은 노란색, 부산은 파란색만 보입니다.
물탱크 부분만 사진 아래에 이어 붙여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 했습니다.



김현숙 작가는 프라모델에서 인간과의 유사성을 찾았습니다.
프라모델은 최초 조각형태로 제공되며, 하나 하나 맞추고 붙여서 완성품을 만듭니다.
이러한 과정은 놀이일 수도 있고 작업일 수도 있습니다.
인생도 무언가를 만들면서 성장하고 변화합니다.
양자의 차이라면 프라모델은 완성품이 한결같고, 인생은 끝까지 가보기 전에는 미래를 함부로 전망할 수 없다는 것이겠지요.^^;



구성연 작가의 작품은 패러디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사군자 중 하나인 매화는 사실 팝콘이며, 탐스러운 모란은 사탕으로 만든 것입니다.
고상함 혹은 고귀함이 평범함과 뒤섞여 있습니다.
작품에 담긴 심오한 뜻이 있지만, 그냥 표현기법 자체 만으로도 흥미로운 작품입니다.



전시관에서는 계원예술대학교 학생들의 작품으로 꾸민 '용도변경 - 일상의 깜찍한 반란'이란 특별전도 함께 열리고 있습니다.
흔하게 쓰고 버리는 일회용 종이컵이 이렇게 예술작품으로 변모했습니다.
특별전이 열리는 공간은 체험교실로도 쓰입니다.

 



이렇게 2014 크로스장르전의 몇몇 작품을 살펴 봤습니다.

밖으로 나가려던 차에 현관 안쪽에 무언가 눈에 띠는 게 있더군요.
세월호 참사 피해학생들의 작품으로 꾸민 '잠들지 않는 꿈'이란 전시였습니다.


많이 알려진 박예슬 학생을 포함하여 김시연, 박지윤, 빈하용, 이장환, 임세희, 이렇게 총 여섯 학생이 만든 작품이 단원고등학교 2학년 12반 교실 주변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가슴 깊이 무언가 애잔함이 느껴지는 작품들을 살펴보고 미술관 관람을 마쳤습니다.

 

안산으로 나들이 가시면 경기도미술관 꼭 들러 보시고, 아이들이 마지막 남긴 작품도 함께 보고 오세요.~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