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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기록하다

당신의 서울은 어떤 모습인가요? - 디테일 서울, 지금 여기에서 행복하기

by 초록배 2012. 7.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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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Place)는 단지 '장소'라는 공간적 개념,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예전에 읽었던 책에서 나왔던 문장입니다.

삼십대(청춘)와 사십대(중년) 중간에 낀 어정쩡한 연배의 독신여성,
서울의 이방인에서 지금은 20년 가까이 서울시민으로 살고 있는 방송작가.

세간의 안좋은 시선과 편견 속에서도 자신만의 확고한 모두스 비벤디(modus vivendi)를 갖고 있는 저자는,

서울이라는 공간,
그 곳에서 보고 듣고 경험한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의식의 흐름 수법'으로 풀어갑니다.

가끔은 삼천포로 빠지는 것 같다가도, 이야기는 늘 서울로 돌아옵니다.
대양으로 나갔다가 모천(母川)을 찾아 회귀하는 연어들처럼.

서울에는 많은 이방인들이 살고 있습니다.
정말 잠시 왔다가 돌아가는 사람들도 있지만, 결국에는 서울시민으로 살아가는 사람들.

그들에게 서울은 어떤 의미일까요?

전세계약 만료 될 때마다 언제든 떠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저자이지만,
그도 자발적 혹은 비자발적 계약 연장으로 결국 20년이란 짧지 않은 세월을 서울시민으로 살고 있습니다.

장소, 그리고 그 속에서 부대끼며 살아가는 타자(他者)들의 이야기.

이 책은 특히 싱글 여자 사람들에게 힘을 주는 책이 아닐까 합니다.
혼자서도 씩씩하게, 주눅들지 않고 제대로 서울을 즐기는 방법을,
알토란 같은 서울살이의 비책을, 담담한 필치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책을 읽으며 문득문득,

빌리 조엘(Billy Joel)의 명곡, 피아노맨(Piano Man)의 가사가 생각이 나기도 했습니다.

맞아요, 그들은 고독이란 술을 함께 나눠 마십니다.
그게 혼자서 술마시는 것 보단 나으니까요.

Yes, they're sharing a drink they call loneliness
But it's better than drinkin' alone.


중간중간 저자의 안목을 엿볼 수 있는 문장, 인용글이 있는데요.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빨강머리 앤 인용구입니다(89쪽).

'정말로 행복한 나날이란,
멋지고 놀라운 일이 일어나는 날이 아니라
진주 알들이 하나하나 한 줄로 꿰어지듯이
소박하고 자잘한 기쁨들이 조용히 이어지는 날들이다.'


저자는 거창하지 않은 소소한 일상 속에서,
서울이라는 공간 속에서 보물찾기 하듯 무언가 새로운 걸 발견하고,
기뻐하고 감사하며 그것들을 누군가와 함께 나누며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사람이 아닐까요? ^^

책 말미에 저자는 자신이 소개한 곳들이 지역적으로 편중되어 있음을 '시인'하고 있습니다.

잠시 인터넷에서 서울시내 지도를 살펴보니, 정말 그렇네요.^^;;

서울은 생각보다 참 넓은 공간입니다.

이는,
아직 못다한 이야기가 훨씬 많이 남아있다는 것을 암시합니다.

지금도 꾸준히 '새로운 노선도를 그리고 있다'는 저자.

다음 편도 슬쩍 기대해 봅니다. :-)


 

디테일, 서울
국내도서>시/에세이
저자 : 김지현
출판 : 네시간 2012.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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