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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서울광장에 마련된 청해진해운 세월호 희생자 합동 분향소에 다녀 왔습니다.

by 초록배 2014. 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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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16일, 아침에 뉴스를 듣다가 갑자기 들려온 속보, 진도 부근 해상에서 대형 여객선이 좌초했다는 소식.

 

이어서 들려 온 전원구조 방송에 안도를 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엄청난 참사가 일어났음을 알게되었습니다.

 

구조는 오보였고, 무려 300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깊은 바다 속으로 잠겼다는 것.

 

사고 후 몇 일은 온 신경이 청해진해운 세월호 침몰 사고에 집중이 되어 밤잠도 제대로 못잤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국민 누구나 같은 심정이었을 겁니다.

 

 

기쁜 소식보다 슬픈 소식만 이어진지 벌써 보름.

 

아직도 80 여 명의 실종자는 저 깊은 바다 속에서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 안산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는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고자 크고 작은 분향소가 문을 열었습니다.

 

서울은 서울광장에 분향소를 차렸습니다.

 

운영시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11시(23시)까지, 이외 시간에도 자율 분향 가능합니다.

 

 

지하철을 이용했기에 통로를 따라 서울광장으로 갔습니다.

 

지하에서 지상으로 장소가 바뀌자,

푸른 하늘과 푸른 잔디밭, 그 사이에 하얀 분양소 천막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 동안 흘린 눈물이 많아 이제는 괜찮을 줄 알았는데,

 

이 아름다운 봄날의 풍경이 역설적으로 한없이 슬프게만 느껴졌습니다.

 

만약에,

만약에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다면,

 

아이들은 수학여행 다녀와서 중간고사 친 후,

가정의 달 부모님과 혹은 친구들과 나들이를 다녔겠지요.

 

어린이날 용돈 받고,

어버이날 부모님 가슴에 카네이션 한 송이 달아 드리고,

스승의날 선생님께 꽃다발 선물해 드렸겠지요. 

 

분향소로 이어지는 통로에는, 그래도 희망이 담긴 응원의 글들이 걸려 있습니다.

 

 

하얀색 국화꽃 한 송이 제단에 올리고 기도하는 것 뿐.

제가 해 줄 수 있는 건 이것 밖에 없다는 사실에 또 한 번 슬픔이 밀려옵니다. 

 

우리는 아직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습니다. 

 

기적을 바라는 염원은 곳곳에 차곡차곡 쌓여갑니다.

 

이렇게 서울광장 합동 분향소 조문을 마치고 다른 곳을 찾아 봤습니다.

 


서울광장과 멀지 않은 청계광장에도 추모공간이 마련되었습니다.

 

부처님 오신날을 맞이한 불교계에서는 연등행사를 간소하게 치르고, 청계광장에 이런 추념의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청계천변에는 이팝나무가 가로수로 심어져 있습니다.

때 마침 꽃을 피우기 시작한 이팝나무.

국수처럼 가늘고 흰 꽃잎이 희생자를 위로하는 국화처럼 보입니다.


대학로에는 아직 돌아오지 못한 탑승객들의 무사 귀환을 기원하는 노란 리본 가득한 거리도 있습니다. 


도로를 따라 자리잡고 있는 옷집, 음식점, 꽃집... 모두 소망을 담은 리본을 곳곳에 걸어놓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사고가 마무리 되고, 우리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 갈 것입니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잊어 버린다면 저도, 우리도, 언젠가는 재난의 희생자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희생된 안산 단원고등학교 학생들,

그리고 상대적으로 소외받고 있는 일반인 탑승객 사망자 모두의 명복을 빕니다.

 

 

이게 진짜 마지막이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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