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서남부, 남양만을 끼고 있는 화성시 우정읍 이화리에는 민들레연극마을(이화뱅곳마을)이 있습니다.
이곳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연극을 주제로 조성된 농촌체험마을로, 사시사철 다양한 농촌체험도 하고, 놀이도 즐기고, 연극도 관람할 수 있는 특별한 곳입니다.
극단민들레 – 민들레 연극마을 공식 홈페이지
마을을 이끌고 있는 송인현 대표님은 배우로서, 작가.연출가로서 오랜기간 연극계에 몸담아 오고 계시는데, 특히 어린이연극에 관심이 많아 아이들이 있는 곳으로 직접 찾아가는 ‘학교로 찾아가는 공연’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마을 초입 주차장에서 내려 시골길을 따라 조금 더 걸어가니 마을표지판 겸 조형물과 마을공동문화관 건물이 함께 눈에 들어옵니다.
우선 문화관에 모여 촌장님과 사무장님으로부터 마을 소개와 오늘 체험일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동네구경에 나섭니다.
이것은 마을 약도.
민들레연극마을로 불리는 이화3리는 송씨 집성촌입니다. 물론 다른 성씨도 있습니다만, 가가호호 송씨가 압도적으로 많지요?
오른쪽 위가 문화관이고, 대각으로 왼쪽 아래가 동네구경의 첫번째 목적지인 멍굴섬입니다.
멍굴섬 다녀 오는 길에는 작은 물통이 함께합니다.
참가자들은 길에서 만나는 들꽃이나 들풀을 적당한 크기로 꺾어 통에 담습니다.
이것으로 무얼 하는지는 나중에 보여 드리겠습니다.
전형적인 농촌마을, 시골길은 논밭 사이로 구불구불 이어집니다.
밤, 대추, 탱자, 배, 포도, 모과같은 과실류는 물론 고추, 가지, 도라지, 옥수수, 수수, 조, 깨, 고구마, 땅콩같은 채소.곡식류도 지천으로 널려 있습니다.
밭이 논으로 바뀌면 이내 멍굴섬이 나옵니다.
논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는 낮은 언덕이 섬이라니?
궁금증은 곧 풀립니다. 이곳은 원래 바닷물이 들어오던 곳이라는군요.
지금은 섬이 아니지만 동네 사람들은 여전히 섬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소나무가 숲을 이루는 멍굴섬에는 정자도 있어서 한여름 무더위를 피해 쉬어가기 좋습니다.
멍굴섬에서 잠시 쉰 후 다시 마을 중심부로 들어갑니다.
그늘막을 친 넓은 마당이 있는 이곳은 이화3리 마을회관. 마을잔치 벌이기 딱 좋겠다는 느낌이 드는 장소입니다.
방문한 날에는 마침 마을굿인 우물굿이 열릴 예정이었습니다.
굿 준비가 되자 마을회관 뒷편에 자리잡고 있는 4백년 된 우물로 다가갑니다.
그런데 우물 모습이 아주 신식입니다. 만든지 아직 1년이 안되었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굿 자체는 수백년 동안 마을사람들이 이어오고 있답니다.
굿이라고 무당까지 불러서 거창하게 치르는 건 아닙니다.
간소한 의식을 마친 후 우물물을 길러 옛날 수동 양수기에 붓습니다.
마중물을 붓고 손잡이를 열심히 젓자 머지않아 양수기 주둥이로 세차게 물이 쏟아집니다.
차려놓은 음식을 나눠먹으며 마을굿도 끝이 납니다.
가만 살펴보니, 댓돌에 마을 주민들의 손도장을 새겨 놨습니다.
총 세 면인데, 한 면에는 오롯이 송씨만 있습니다. 오른쪽에서 두번째가 송인현 대표님이시군요.
마을굿을 보고 난 후 출발지인 문화관으로 돌아갑니다.
연극을 보기에 앞서 미리 준비한 탁자 위에 꽃과 풀이 든 물통을 올려 놓습니다.
꺾어 온 풀과 꽃은 어느새 화관이 됩니다.
사무장님이 능숙한 솜씨로 시범을 보인 후 각자 화관을 만들어 봅니다.
탁자 위에는 친절하게 완성된 사진을 올려 놨습니다.
마침 모델이 되어 준 꼬마 아가씨가 있어서 그 예쁜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 봤습니다.
간단한 공작체험을 마친 후 점심을 먹으러 마을회관으로 갑니다.
동네 주민들이 정성껏 준비한 이날의 음식은 반계탕.
정갈한 반찬, 신선한 제철 과일을 곁들여 푸짐하게 차린 시골밥상은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를 지경입니다.
맛있는 점심을 먹은 후 마지막 일정인 연극관람을 위해 소극장으로 들어갑니다.
연극 제목은 까만닭.
송인현 대표님께서 직접 만든 이 인형극은 민들레연극마을의 대표 어린이 연극 중 하나입니다.
인형의 재료는 분무기, 비누받침, 물잔같이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소품들.
이런 것들을 이용해 병아리, 닭, 개(유기견), 소(육우), 매미같은 동물을 만들었습니다.
대표님께서 직접 겪었던 일들을 토대로 무대 속 주인공들은 자연, 생태, 환경과 관련된 이야기를 보다 이해하기 쉽게 풀어갑니다.
※ 참고로, 공연 중에는 기본적으로 사진을 찍을 수 없습니다. 이날 공연은 촬영을 위해 마련된 자리였습니다.
재미있는 공연을 관람한 후 식당에 모여 대표님으로 부터 마을에 대한 이야기를 추가로 전해 듣고 이날 일정을 마쳤습니다.
농촌과 연극.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가지 주제가 훌륭하게 조화를 이루는 민들레연극마을.
기본 체험 이외에도 봄여름가을 축제를 열고 있는데, 그 중 여름에 열리는 공연예술축제 ‘품앗이 축제’는 마을의 정체성을 담고 있는 중요한 행사입니다.
아울러 올해 6월부터 10월까지 매주 토요일 1시에는 ‘문화가 있는 토요일’ 공연을 진행하고, 문화관 바로 앞 정자에서는 마을 주민들이 직접 재배한 농산물과 농가공품 을 판매하는 ‘토요장터’도 열립니다.
기회되시면 볼거리 즐길거리 가득한 민들레 연극마을로 가족여행 한 번 다녀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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