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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여행

고양시의 과거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문화유산 '일산 밤가시초가' 살펴보기

by 초록배 2016. 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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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는 요즘, 우리 전통가옥인 ‘한옥’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옥하면 무의식적으로 기와를 얹은 집, 즉 기와집을 먼저 떠올리는 분이 많은데요. 짚(초가)이나 돌판.나무판(너와;너새) 같은 것으로 지붕을 엮은 집도 한옥이지요.^^

지금은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상가가 들어선 고양 일산신도시 지역은 불과 30여년 전까지만 해도 논밭이 대부분인
전형적인 농촌마을이었습니다.

그 일산신도시의 중간쯤에는 정발산이라는 야트막한 산이 있는데요. 정발산 북쪽 모퉁이에는 아주 독특한 모양의 초가 한 채가 언덕 위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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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대는 밤가시마을이라 불리는데, 개발되기 전에 밤나무가 엄청난 숲을 이루고 있었다네요.
그 지명이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고, 그래서 초가집의 이름도 누구누구’댁(宅)’이 아니라 그냥 ‘밤가시초가’입니다.

고양시 문화관광 홈페이지 http://www.visitgoyang.net/index.asp


경기도 민속문화재 제8호로 지정된 ‘일산 밤가시 초가’는 대중교통으로 다녀오기에 편리합니다.
경의선이 전철화 되기 전에는 서울지하철3호선 정발산역에서 20분 정도 걸어왔습니다.
전철화 후 일산역과 백마역 사이에 풍산역이 새로 생기면서, 이 풍산역(1번출구)을 이용하면 걸어서 7~8분이면 충분히 밤가시초가까지 닿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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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발산역에서 걸어 온 경우 정문, 풍산역에서 걸어 온 경우 쪽문에 해당하는 사주문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이 글에서는 사주문으로 들어가서 정문으로 나가는 순서로 밤가시초가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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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가시초가는 주변보다 꽤 높은 언덕 위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정문이든 사주문이든 생각보다 가파른 계단을 올라 마당에 이르는데, 이 마당에서도 몇 미터 윗쪽에 초가는 자리잡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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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문을 보면 이 주변이 택지개발을 하면서 바닥을 고르는 바람에 초가가 얼떨결에 ‘언덕 위의 집’이 되었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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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으로 들어왔다면 관리사무소 건물이 먼저 보이고, 사주문으로 들어 온 경우 민속전시관이 먼저 눈에 들어오는데, 민속전시관은 기와집, 관리사무소는 일종의 너와집 모양입니다.

관리사무소에는 직원과 문화유산해설사가 근무하고 있습니다.
관람시간은 동절기(11월~다음해2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하절기(3월~10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입니다.
해설사 선생님은 오전 10시~오후 5시까지(동절기는 오후 4시까지) 근무합니다.

제가 갔을 때 민속전시관은 공사중이었습니다.
공사기간은 2015년 11월 초부터 올해 설 연휴 직전(2016년 2월 3일)까지로 적혀 있었는데, 아쉽게도 연휴 전까지 공사를 마치지 못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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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관은 옛 가옥구조를 종류별.기능별로 구분하고, 당시 생활상을 보여주는 유물과 함께 진열해 놓은 형태인데요.
외양간과 헛간은 손을 안 본 것인지, 공사를 마무리한 것인지 모르겠으나, 온전한 형태로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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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관에서 나오면 정면 맞은편에 관리사무소가 보이고, 오른쪽 언덕 위에 밤가시초가가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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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로 오르는 계단 앞에도 안내판이 있습니다.
밤가시 초가는 대략 조선 후기, 19세기 중반 이전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한답니다. 올해 기준으로 170~80년 전의 건축물인 셈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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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을 오르면 드디어 초가가 보이는데, 가만 보면 왼쪽 가장자리에 범상치 않은 나무 한 그루가 눈에 들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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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 다가가면 짧고 큰 가시가 줄기에 촘촘하게 박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이 나무의 이름은 엄나무(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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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는 잡귀신과 병마를 물리치는 토속신앙에 이 엄나무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대문 위나 문설주에 걸어두었다는데, 실제 초가 대문 위에도 엄나무 가지가 가로로 걸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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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가시초가는 기역(ㄱ)자와 니은(ㄴ)자를 이어 놓은 모양이라고 하는데, 크게 보면 미음(ㅁ)자 형태입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이 주변은 울창한 밤나무숲이라 생활도구에 밤나무를 많이 썼는데, 초가의 주요 건축자재가 바
로 밤나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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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전통 가옥의 골조는 서양건물처럼 딱딱 곧고 각이 맞지 않는 경우가 꽤 많은데요.
거기에는 이런 저런 사연이 많으니, 그렇게 할 줄 몰라서 그런 건 아니라는 것 쯤으로 정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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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나무초가는 그 정도가 심합니다.
이렇게 해서 어떻게 집을 지었을까? 부분 부분 뜯어 볼 때 마다 느끼게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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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신기한 것이, 허투루 보여도 절묘하게, 서로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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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구조도 방 구조이지만, 동그랗게 올려 놓고 가운데는 비워 둔 초가지붕 또한 특이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다른 곳에서 이런 지붕 보신 적 있나요? 저는 처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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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어 있는 지붕 아래에는 그 모양 그대로 움푹 파인 마당이 있습니다.
이것은 또 무슨 용도였을지 궁금증을 자아내기에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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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미음자 형태, 즉 폐쇄형이라 배수로의 역할이 컸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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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저리 살펴 본 후 바깥쪽도 한바퀴 둘러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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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집은 화장실이 본채와는 별로도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곳 화장실(측간)은 문간채에 포함되어 있습
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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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채 뒷편(바깥쪽) 굴뚝도 모양이 참 특이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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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일산 밤가시 초가를 안팎으로 살펴 봤습니다.

흔하지 않은 모양의 우리 전통 가옥은 이렇게 한 채만 남아서 보존되고 있습니다.

두 가지 생각이 들더군요.
몇 채 더 남았으면 좋았을 것을. 다른 한편으로는 이 한채라도 남았으니 다행이라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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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움과 아쉬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일산 밤가시 초가.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독특하면서도 재미있는 볼거리를 지닌 문화유산입니다.

가까이에 있는 정발산공원, 고양 아람누리, 라페스타, 웨스턴 돔, 호수공원 등과 함께 일정을 잡고 구경하셔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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