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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여행

[경기도] 고양시 고려공양왕릉이 있는 왕릉골 산책

by 초록배 2016. 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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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왕조를 연 자와 왕조의 마지막을 장식한 자의 차이는 엄청납니다. 우리는 남아있는 여러 유물, 유적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그것을 느낄 수 있는데요.

경기도에는 무려 세 왕조의 마지막 왕 능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연천군 장남면 임진강변에는 신라 마지막 왕인 경순왕의 능, 고양시 고양동에는 고려 마지막 왕인 공양왕의 능, 남양주시 금곡에는 조선과 대한제국의 마지막 왕.황제인 고종.순종의 능(홍유릉)이 있습니다.

이번에 소개해 드리는 곳은 요즘 인기있는 SBS TV 역사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와도 관련된, 고려 마지막 왕 ‘공양왕’의 능입니다.

공양왕릉은 고양시청 북쪽 2.5킬로미터 정도 거리에 있는 왕릉골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지하철3호선 화정역.롯데마트 정류장에서 85-1번, 85번 버스, 원당역에서 038번 마을버스를 탄 후 공양왕릉 입구에 있는 왕릉골 버스정류장에서 내리면 됩니다.
진행방향 왼쪽 건너편에 왕릉으로 이어지는 길이 바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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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길을 따라 걷다보면 머지않아 원당1통 마을회관이 보이는데, 이 앞 게시판에는 주변 볼거리를 지도와 함께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으니 꼭 읽어보고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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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회관 뒷편 언덕에 장의중 효자문과 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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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릉을 향해 걷다보면, 영일정씨 김제공 가문의 재실인 ‘고양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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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제3대 왕 태종의 증손자인 율원군 이종을 모신 ‘율원군 사당’을 차례로 지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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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길을 따라 계속 걷다보면 드디어 고려공양왕릉에 도착하는데, 큰 길 입구에서부터 걸어서 20분 정도 거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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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양왕릉은 완만한 경사 위에 자리잡고 있으며, 능역 정면 가장자리 작은 연못, 그 좌우로 능을 소개하는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그 중 오른쪽, 기와지붕을 한 안내판이 우리나라 유물.유적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공식 문화재 안내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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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정류장에서 봤던 표지는 고려공양왕릉이었죠?
이곳에 적힌 정식 명칭은 고양 공양왕릉. 사적 제191호로 지정.관리되고 있습니다.

이 공식 안내문에는 안나와 있는데, 현재 공양왕릉이라고 불리는 곳은 여기 말고도 두 곳이 더 있습니다.

비운의 왕, ‘공양왕’은 왕위에서 쫓겨나 처음에는 원주, 이후에 강원도 간성(고성)으로 유배됩니다.
간성에서 다시 삼척으로 옮긴 뒤, 삼척에서 최후를 맞이하는데요.
삼척 공양왕릉은 강원도기념물 제71호로 지정.관리되고 있습니다.

마지막 하나, 고성 공양왕릉은 전설같은 이야기를 품은 채 공식 문화유산 대접은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고성 공양왕릉은 공양왕을 모시며 고려의 마지막을 함께한 함부열의 묘 윗편에 자리잡고 있답니다.
공양왕이 피살되자 묘를 쓰고, 자신은 죽은 뒤 그 아랫단에 묻혔는데, 후손들에게 공양왕의 묘를 극진히 보살피라는 유언을 남겼답니다. 단, 누구의 묘인지 알지 못하게 비석 등 일체의 표식은 하지말라고 했다는군요.

이런 연유로 공양왕은 능이 셋이나 되는 기구한 사연을 지닌 채 역사의 한 장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발굴하지 않는 한 어느 묘에 진짜 공양왕이 모셔져 있는지 알 수 없겠지요? ^^;
공양왕과 관련이 있는 세 지역에는 모두 왕과 관련된 전설, 지명을 갖고 있으니 궁금증이 더해지기는 합니다.

공식 안내문 오른쪽에는 작은 해설판이 하나 더 있고, 안내문 왼쪽, 연못 건너편에는 또 하나의 해설판이 있는데, 이곳에는 왕과 관련된 전설(이야기)이 적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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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양왕릉이 있는 이곳 땅이름이 왕릉골이 된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겠지요?

서쪽 야산 넘어 마을은, 이곳(왕릉골)으로 피난 온 공양왕 부부를 위해 밥을 지어 나른 절이 있다 해서 ‘식사리(食寺里)’란 이름이 붙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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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양왕이 기르던 삽살개 이야기도 나옵니다.

공양왕이 보이지 않자 왕을 찾아 사람들이 이곳으로 모여 들었는데, 그 삽살개가 연못 안쪽을 향해 짖더니, 돌연 연못 속으로 뛰어들어 죽었답니다.

이상히 여긴 사람들이 연못 물을 퍼 내니 그 안에 죽은 왕과 왕비가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연못 위 언덕에 두 분의 묘소를 만들어서 추모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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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을 읽어보고 왕릉으로 오릅니다.
왕릉 가장자리는 작은 울타리를 쳐 놨는데, 울타리 밖에서도 왕릉 곳곳을 살펴보기에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능을 정면으로 바라 봤을 때 왼쪽이 왕, 오른쪽이 왕비(순비 노씨)의 봉분입니다.

각 무덤 앞에는 소박한 묘비가 서 있고, 그 가운데에 조선 고종 때 세운 것으로 추정되는 비가 하나 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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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비 아래에는 각각 상석이 놓여 있고, 그 앞에 팔각 장명등과 석수(돌짐승), 그 좌우로는 문인석, 무인석이 한 쌍씩 놓여 있습니다.

모든 석물은 하나같이 크기가 작습니다.
문.무인석은 동자석으로 착각할 만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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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조에 벼슬했던 웬만한 선비의 묘 보다도 외소한 모습이라 쓸쓸함을 더합니다.

공양왕릉 바로 뒷편에 넓게 자리잡고 있는 정씨, 신씨 문중의 묘와 비교해도 금방 그 차이를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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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수는 원래 한 쌍 이었는데, 현재 한 마리만 남아있고, 원래 이 위치가 아니었다는군요.
앞서 읽어본 전설을 근거로 삽살개 상(像)이라 부르기도 하지만, 아닐 수도 있다는 의견도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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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이야기를 간직한 공양왕릉, 역설적이게도 지금의 이곳 모습은 평온하기 그지없습니다.

능 뒷편 언덕에서 전체를 한 번 살펴본 후 아래로 내려오니 커다란 안내판이 길옆에 서 있는게 눈에 들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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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10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조선 제4대 왕 세종대왕의 후궁 ‘문혜대빈 민정 청주양씨’의 단과 세종대왕의 14남인 ‘왕자 수춘군’의 묘를 포함한 대규모 묘역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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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족의 묘를 보고 나면 공양왕릉에 대한 비감(悲感)이 더욱 깊어지지만, 기왕 여기까지 온 김에 함께 살펴 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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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고려 공양왕릉이 있는 왕릉골 곳곳을 살펴 보았습니다.

공양왕릉에서 멀지 않은 곳에 테마동물원 쥬쥬, 서삼릉, 고양 어울림누리, 송강문학관, 월산대군묘, 최영장군묘 등 풍성한 볼거리가 있으니 함께 둘러보시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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