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DMZ 평화누리길 - 김포 첫번째 구간 '염하강 철책길' 살펴보기

경기 서부와 북부지역을 연결하는 DMZ(비무장지대).
민간인이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는 구역 중 민간인통제선 가장 가까운 구간을 걸을 수 있게 조성한 경기도의 평화누리길은 이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도보여행길로 자리잡았습니다.

이번에 소개해 드리는 구간은 경기도 평화누리길의 첫번째 구간인 ‘염하강 철책길’입니다.
평화누리길 조성 초기에는 ‘김포시 첫번째 구간’으로 불렀던 곳이지요.

평화누리길 걷기행사 홈페이지 http://www.walkyourdmz.com/

염하강 철책길은 경기도와 인천 강화도를 연결하는 강화대교.초지대교 사이의 철책길을 따라 조성되었으며, 전 구간 염하를 따라 걸을 수 있습니다.

경기와 강화 사이를 거의 남북(수직)으로 흐르는 염하강, 즉 강화해협은 민물이 아니라 경기만의 바닷물입니다.
좁은 통로를 따라, 밀물.썰물 조류의 흐름을 따라 세차게 흐르는 모습이 강물같아 ‘염하’라 부르게 되었다는군요.

한자로 소금 ‘염(鹽)’자에 강물 ‘하(河)’자를 쓰기 때문에 강물 ‘강(江)’자를 굳이 붙일 필요는 없습니다.
‘역전앞’ 처럼 불필요한 첨언이 되는 것이지요. ‘역전’, ‘역 앞’이라고 하면 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염하강 철책길은 대중교통으로 다녀오기 편리합니다.
시점인 초지대교 옆 대명포구(대명항)는 영등포역.송정역 등에서 60-3번 경기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내리면 됩니다.
종점인 강화대교 옆 문수산성입구는 영등포역.송정역 등에서 88번 경기버스를 타고 성동검문소 정류장에서 내리면 됩니다.

이번에는 역방향으로 걸어서 시작이 문수산성 입구입니다.

성동검문소 정류장에서 내린 후 길 오른쪽으로 조금 걸어가면 김포 평화누리길 2구간 시점인 문수산성입구가 나옵니다.

여러가지 안내판이 붙어 있는데요.
작년(2015년) 처음 시작한 ‘평화누리길 191킬로미터 종주’, 올해에도 진행하는군요.

종주행사를 위해 마련한 ‘평화누리길 걷기 인증 도장찍기’ 또한 함께 진행됩니다.

누리길 시점에 이렇게 안내소책자(패스포트)와 도장, 안내지도 등이 작은 함 속에 비치되어 있답니다.

각 구간 시점에서 도장을 하나씩 찍고 시작하는 것이지요.

1구간을 역방향으로 걷다보니 2구간을 먼저 찍고 길을 걸었습니다.~
전체 길이는 14킬로미터, 소요시간은 4시간 정도라고 적어 놨는데, 넉넉하게 5시간 정도로 잡으면 되겠습니다.
참고로, 이 구간은 군 작전지역이므로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야간에는 민간인 출입(통행)이 통제되니 주의하세요.

평화누리길 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 마련된 각종 도보여행길.
초창기 여러가지 시행착오가 있었는데, 대표적인 게 역방향으로 걸을 때 길안내가 미흡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도보여행길이 성숙기에 접어든 요즘은 반대로 걸어도 길찾는데 큰 문제가 없을 정도로 잘 정비가 되었습니다.

2구간 입구에서 강화대교 방향 내리막길을 따라 걸으면 희양루와 연결되는 성곽 끄트머리가 보이고, 그 끄트머리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길을 잡으면 평화누리길 1구간 종점으로 이어집니다.

강화대교 아래를 지나면 화장실과 강화교 앞 전망대(사실은 군 건물)가 보입니다.

전망대에 올라 잠시 주변 염하 모습을 살펴보고 아래로 내려와 표지판을 따라 길을 이어갑니다.

수문을 지나면 안내판이 하나 보이는데요.

이곳에서 김포 시사이드 골프장(컨트리클럽) 사이 구간은 해병대 훈련시 철책길을 따라 걸을 수 없답니다.
그래서 우회도로에 대한 안내판을 설치해 놨습니다.

제가 간 날에는 훈련기간이 아니어서, 원래 구간을 따라 걸을 수 있었네요.

언덕을 오르기 전까지는 길고 긴 철책길입니다.
다소 풍경이 지루할 수 있기에, 철망 넘어 염하의 모습을 보면서 걸으세요.

언덕이 가까워 지면 배수지 건물이 보입니다. 배수지 옆에는 작은 생태공원과 쉼터, 화장실이 있습니다.

배수지를 지나면 첫번째 언덕길이 나옵니다.

가파른 통로를 따라 오르 내리고 나면 김포 컨트리클럽이 보이지요.
여기부터는 아스팔트 포장도로입니다.

길을 따라 왼쪽에 골프장, 오른쪽에 염하가 보이는데, 골프장 끄트머리에 다다르면 작은 선착장이 있습니다.

이곳은 고양포(원머루나루). 군 경계지역이라 민간인은 보통 허가받은 어부들만 출입할 수 있네요.
안내문만 찍었습니다.

길이 좁아지면서 잠시 마을을 지납니다.
마을에는 염하강 철책길 유일의 가게, ‘할머니 매점’이 있답니다.~

매점을 지나면 또 길고 긴 철책길이 나옵니다.
이번 철책길은 그래도 단조롭지 않습니다.
철책 아래 벽을 따라 벽화를 만들어 놨거든요.

소라나 조개같은 것으로 만든 건 줄 알았는데, 그런 모양의 동글동글한 점토 알맹이를 이어 붙인 것이었습니다.

타일 벽화도 있는데, 그림과 부조가 어우러져 있습니다.

이어지는 벽화는 타일 조각을 이어 붙인 겁니다.

다음은 그림인데, 무궁화가 주제입니다.

마지막은 평화누리길의 풍경을 집과 길을 주제로 표현한 벽화.
집들을 다양한 시각으로 만들어서 붙여 놨네요.~

벽화가 끝나면 흙길입니다.
여기서 부터 염하 건너편, 그러니까 강화도 쪽에는 돈대, 포대가 심심찮게 보입니다.

조금 더 걸어가면 염하강 철책길의 중간부분(7킬로미터 지점)인데, 이곳에는 작은 전망대 겸 쉼터, 화장실이 있습니다.

전망대는 2층이라 높지 않지만, 전방에 장애물이 없어서 주변을 시원스럽게 조망할 수 있답니다.

전망대를 지나면 언덕길, 언덕을 넘으면 부래도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다음 언덕으로 오르는 구간은 벚나무가 많은데요.
봄철 벚꽃피는 시기에는 아름다운 벚꽃을 보면서 걸을 수 있습니다.

두번째 언덕을 지나면 부래도가 더욱 가깝게 보입니다.

언덕을 내려오면 출렁다리와 쉼터가 있는데, 출렁다리 난간에는 작년 걷기행사 때 단 연두색 리본이 촘촘히 달려 있습니다.

출렁다리를 지나 농로를 따라 부지런히 걸으면 드디어 부래도 입구에 도착합니다.

부래도는 파주 평화누리길 8번째 구간에 있는 초평도처럼 독특한 섬인데요.
김포와 통진 사이 염하를 따라 다른 곳에서 떠내려 왔다는 전설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육지에 바짝 붙어 있으나, 썰물 때에도 걸어서 섬으로 오갈 수는 없답니다.^^;

 

부래도를 구경한 후 또 다른 언덕을 오릅니다. 여기서는 부래도를 내려다 볼 수 있지요.

부래도를 거의 3/2 쯤 구경하면서 길을 걷고 나면 슬슬 덕포진이 가까워집니다.

강화쪽에는 포대.돈대가 많은데, 김포 쪽에는 그 수가 많지 않은데, 덕포진은 김포쪽의 귀중한 문화재랍니다.

이곳에는 손돌공의 묘, 그 아래 염하 방향으로 작은 전망대가 있습니다.

손돌과 관련된 옛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전망대에서 종점인 대명항 옆 초지대교 방면을 살펴보고 길을 이어갑니다.

덕포진에는 이렇다할 건물이 남아있지 않은데, 이 파수청터가 거의 유일한 관청 건물입니다.

파수청터를 지나면 대명항까지 다, 나, 가 순으로 세 개의 포대가 이어집니다.

그 중 다 포대만 지붕이 기와이며, 나머지는 초가입니다.

포대를 지나면 작은 공원(쉼터)가 나오는데, 이곳에서 가 포대를 보면 이런 모습입니다.^^

여기서 부터 대명항까지 이어지는 길에는 지난 2011년 공공미술(마을미술) 프로젝트로 설치된 조형작품들이 있습니다.

이윽고 운봉함(김포 대명항 함상공원)이 보이고, 염하강 철책길을 끝이납니다.

역방향으로 걸었기 때문에 이곳이 1구간의 시점인데요.
글 처음에 보았던 것처럼 안내도와 구간 도장이 비치되어 있습니다.

시점 앞에도 상세한 안내지도,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대명포구(대명항)에는 함상공원, 수산물직판장과 음식점이 몰려 있어서 식도락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입니다.

오랜만에 수산물직판장을 구경한 후 이날 일정을 마쳤습니다.

평화누리길 구간 중 비교적 쉽게 걸을 수 있는 ‘염하강 철책길’, 기회되시면 걸어보세요.

경기도에서는 1년에 3~4회 정도, 경기관광공사에서 주관하는 유료 공식 걷기행사(걷기대회) 및 자전거투어를 개최하니 시간이 맞으면 대회에 참가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올해(2016년)의 경우 전반기에는 4월 30일(파주 8구간 반구정길), 5월 21일(연천 11구간 임진적벽길)에 행사가 열릴 예정입니다.